[지금은 기후위기] ‘금값’ 코코아·사과가 던지는 섬뜩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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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는 앞으로 극단적 폭염이 인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WMO]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과값이 급등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생산하는 코코아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사과와 코코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가 있다. 기후변화로 재배에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수송, 에너지 등)에 필요한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한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가 가열되면서 발생한다.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이상기후가 잦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인간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달콤한’ 코코아의 쓴맛=서아프리카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코코아 수출국이다. 이 지역 농부들은 극단적 폭염이 나무 성장이 약화했다고 말했다.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코코아 가격은 최근 몇 년 동안 기후변화로 큰 피해를 보면서 급등했다. 갈수록 악화하는 폭염은 이를 가중하고 있다. 코코아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150% 폭등했다.

지난 2월 서아프리카 지역의 폭염이 기후위기로 더 악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WWA(World Weather Attribution) 소속 과학자들이 분석한 내용이다. 연구 대상 지역은 나이지리아, 베냉, 토고, 가나,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남부 지역이었다.

서아프리카의 올해 2월 높은 온도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초콜릿 가격에 더 많은 압력을 가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 미국 언론 뉴욕타임스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월 서아프리카를 강타한 폭염은 인간이 자초한 지구 가열화 영향으로 섭씨 4도 높았고 10배 더 뜨거워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가볍게 먹을 수 있었던 ‘사과’의 무거움=사과는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웬만했다. 최근 사과값이 급등했다. 역시 기후변화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평균기온이 약 3도 이상 높으면서 꽃이 일찍 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온 꽃샘추위에 꽃들이 얼어버렸다. 나비와 벌들도 부족한 마당에 꽃들도 시들어 수정되지 않았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후변화는 여기에 머물지 않았다.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 뒤엔 사과밭을 우박이 휩쓸고 지나갔다. 나무와 열매에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사과밭엔 전염병이 휘감겼고 나무들은 말라갔다.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에서는 2050년 강원도에서만 사과를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에는 사과 재배가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할 수 있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폭염에 열지수까지, ‘미친 날씨’ 온다=서아프리카의 2월 폭염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적색 경보’를 내렸다. 올해 여름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서아프리카 폭염은 지난 2월 11일부터 15일까지 발생했다. 기온은 섭씨 40도 이상이고 평균기온은 36도였다. 더욱이 습도가 높아 땀을 내면서 몸을 식히기조차 어려웠다. 열지수가 50도를 넘겼다.

지난해 여름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공원에서 남성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핀토(Izidine Pinto) 네덜란드 왕립 기상 연구소 박사는 가디언지를 통해 “(폭염에 이은 열지수 급증은) 인체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폭염은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 처한 상황에서 노인, 야외 노동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서아프리카 인구의 약 절반이 비공식 주택에 살고 있는 만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현재 극심한 더위에 매우 취약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이지리아기상청 이브라힘(Wasiu Adeniyi Ibrahim)은 “2월 폭염이 연초에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이 폭염에 적응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지구 가열화 정도가 계속 진행하면 이 같은 폭염은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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