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윈터(가상자산 침체기)로 인해 가상자산거래소 직원들의 급여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파격적인 정책으로 점유율을 높였지만 적자를 기록했던 빗썸의 ‘억대’ 연봉이 깨졌다. 흑자를 냈지만 실적 악화를 겪었던 두나무의 평균 급여도 다소 줄어들었다.
빗썸 평균급여 9900만원…두나무도 하락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약 9900만원이었다. 전년(1억2100만원)과 비교하면 약 2200만원(18.2%) 감소한 수준이다. 빗썸코리아의 임직원 평균연봉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으로 전환된 2021년(1억1800만원)부터 2년 연속 1억원대 연봉을 기록했으나 이번에 깨졌다.
직원들의 평균급여가 줄어든 주 이유는 성과급 감소 영향으로 추정된다. 빗썸코리아의 매출은 1358억원으로 전년대비 58% 줄었고, 영업손실 14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전체 임직원 수도 359명에서 373명으로 늘어나면서 평균급여를 깎아내렸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경우 ‘억대’ 연봉은 유지했지만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두나무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1억1633만원으로 전년(2억3787만원)과 비교해 51.1% 급감했다. 두나무의 매출은 1조154억원, 영업이익은 6409억원으로 전년대비 18.7%, 20.8% 각각 줄어들었다.
두나무는 성과급 지급시점이 늦춰지면서 급여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라고 설명했다. 두나무는 지난해 성과급을 올해 지급했는데, 소득세법 집행기준에 따라 성과급이 공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토막까지는 아니어도 전체적인 급여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이 포함된 두나무의 총 급여는 1440억원으로 전년(1481억원)과 비교해 11억원 줄어들었는데, 직원 수는 551명에서 586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경영진 급여는 소폭 증가
주요 경영진의 급여는 오히려 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빗썸이 등기이사·감사에게 지급하는 1인당 평균보수액은 3억3300만원으로 전년(2억8900만원) 대비 15% 늘었다.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한 임원은 없었다.
두나무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15억5165만원으로 전년(39억4898만원)에 비해 크게 줄었으나, 지급시기의 문제로 상여금이 공시에 반영되지 않아 비교하기가 어렵다. 급여만 살펴봤을 때 송치형 회장과 이석우 CEO(최고경영자)의 급여는 각각 27억8478만원, 7억8600만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 증가했다.
임지훈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정민석 CSO(최고전략책임자)의 급여는 5억2500만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0% 늘었다. 정 COO와 임 CSO의 경우 2022년 상여금 일부가 뒤늦게 지급됐고,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전년과 비슷한 총보수액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