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알뜰폰 진출 속, 두 명의 시어머니 [IT돋보기]

29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알뜰폰 시장의 주무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였는데,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가 최근 KB국민은행이 신청한 알뜰폰 사업에 대해 부수업무 신고를 공고했잖아요? 사실상 이 쪽의 소관은 금융위입니다. 과기정통부가 독단적으로 쉽게 컨트롤 할 수 없다는거죠. 시장의 시어머니가 두 명이 된 겁니다.”

16일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인 KB리브모바일(KB Liiv M)이 초저가 알뜰폰 요금제 출시 등 과도한 출혈 경쟁은 지양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출혈경쟁 지양이라는 사업 방향성 자체에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실질적인 주관 부처가 달라 규제 형평성이 어긋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이미지. [사진=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지난 12일 금융위는 KB국민은행이 신청한 알뜰폰 사업에 대해 부수업무 신고 사실을 공고했다. 비금융 사업을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은 금융권 첫 사례다. 다른 은행도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알뜰폰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NH농협과 신한은행도 알뜰폰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旣 알뜰폰사업자 우려에 KB국민의 과감한 결정…”요금제, 망 도매대가 90% 이상으로”

그동안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대해 일부 사업자들은 우려 목소리를 제기해왔다. 자본력을 갖춘 은행권이 시장에 진출해 규모의 경쟁을 강행할 경우,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의 입지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망 도매대가를 크게 하회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된다면, 기존 알뜰폰 가입자들의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었다.

이에 국민은행은 상생의 길을 걷기로 했다. 일정 수준의 망 도매대가 이하로는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망 도매대가의 90% 이상으로 (요금제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LTE 평균 망 도매대가가 2만5000원이면, 2만2500원 이하 요금제는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시장 경쟁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그런 기준(망 도매대가 90% 이상 요금제 출시)이 없었다. 알뜰폰 요금제가 도매대가 이하로 크게 내려갈 수도 있었는데, 어느 정도의 선을 제시하며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앞서 발표한 알뜰폰 휴대폰회선 가입자 점유율. [사진=공정위]

◇자본력은 금융권이 더 우위인데…이통사 자회사 비대칭 규제 우려 목소리도

금융권의 알뜰폰 본격 진출이 예고되면서 이동통신 3사 자회사(SK텔링크,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 등)와 금융권 알뜰폰 간 비대칭 규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들은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로부터 점유율 50% 제한 등 규제를 받는다. 알뜰폰 시장에서의 과도한 시장 장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규제는 이통사 자회사들이 대표적인데, 이들이 받는 규제를 금융권이 하나라도 받는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소 사업자든 자회사든 어느 사업자도 거대 금융권과 자본 경쟁을 할 순 없다. 두 개 부처가 얽힌 상황 속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이 담보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IoT 회선을 포함한 전체 이동통신 회선이 아니라 완성차 회선을 제외한 회선을 기준으로 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IoT 회선 중 커넥티드카 회선을 제외하는 것을 모수로 해서 점유율을 50%로 제한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정했다”며 “현재 통신사들과 협의 중인 단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에 대해서는 “금융권이 알뜰폰 시장에 정식으로 들어온 만큼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주무 부처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