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 ‘돈 먹는 하마’ 된 원더홀딩스…”믿을맨은 마비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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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홀딩스, 허민 네오플 창업자 지분 100% 소유

3500억원 투자‧운영 자금 수혈에도 성과 미미

마비노기 온라인, 양사 동행 분수령 될 전망

에이스톰이 개발한 모바일 RPG '빌딩앤파이터'.ⓒ넥슨 에이스톰이 개발한 모바일 RPG ‘빌딩앤파이터’.ⓒ넥슨

넥슨이 모바일 액션수행게임(RPG) ‘빌딩앤파이터’ 서비스를 종료한다. 넥슨에서 3500억원이나 투자한 원더홀딩스의 자회사 에이스톰이 선보인 게임인데, 수년간 개발 기간이 무색하게 6개월 만에 셔터를 내리게 됐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빌딩앤파이터 제작진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상태로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해 무거운 마음으로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전한다”고 밝혔다.

빌딩앤파이터는 GPS(위치정보시스템)를 이용해 지도상의 건물을 점령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10월 출시했는데 실제 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면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액션 게임 장인으로 유명한 김윤종 에이스톰 대표가 간만에 선보인 RPG로 시장에 높은 기대를 샀던 것을 떠올리면 상당히 아쉬운 결과다. 김 대표는 던전 앤 파이터 1대 디렉터로, ‘던파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넥슨이 ‘허민 사단’과 본격적인 거리두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진단한다. 넥슨이 허민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원더홀딩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합작한 게임이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다.

허 대표는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와 서울대 선후배로 막역한 사이다. 허 대표는 2001년 네오플을 창업해 던전 앤 파이터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2008년 김 창업자가 던전 앤 파이터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네오플을 3800억원에 인수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20년 허 대표를 넥슨 외부 고문으로 앉히고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동시에 원더홀딩스와 합작해 지분을 50%씩 나눠 갖는 조건으로 니트로스튜디오와 데브캣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후 원더홀딩스 산하 게임 개발사 원더피플은 넥슨과 공동 사업 계약을 맺고 작년 10월 ‘슈퍼피플2’를 출시했다. 하지만 넥슨의 지원 사격에도 불구, 흥행 실패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했다.

자회사에 이어 합작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넥슨의 고민은 깊어졌다. 지난해 1월 니트로스튜디오가 출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원작 ‘카트라이더’의 아성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넥슨은 신작 개발비와 회사 운영 자금 명목으로 니트로스튜디오에 여러 차례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올 초 니트로스튜디오는 넥슨으로부터 6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니트로스튜디오가 넥슨에 빌린 총차입금은 약 560억원에 달한다. 넥슨이 데브캣스튜디오에 운영자금 지원 명목으로 수혈한 금액은 720억원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넥슨은 지난 2월 니트로스튜디오 지분 100%를 확보하고, 데브캣스튜디오 지분을 추가 매수해 과반 이상인 55.54%의 지분율을 얻으면서 허민 사단과 선을 긋고 나섰다. 데브캣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마비노기 모바일’이 이들의 동행을 결정지을 마지막 키가 된 것이다.


마비노기는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20년 넘게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넥슨의 대표 타이틀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 감성을 계승해 모바일로 재해석한 게임으로, 2022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됐다. 8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쳐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원더홀딩스 측과 합작한 게임들이 잇따라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으나 마비노기는 데브캣이 오랫동안 서비스해온 IP인 만큼 이와 별개로 차질 없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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