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덮친 ‘죽음의 블루스크린’…’클라우드 리스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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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연결’ 클라우드 허점 드러나

항공편 지연부터 은행·병원·방송·상점 곳곳서 장애

급성장 클라우드 시장 경고등 켜져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의 뉴어크 국제공항 전광판이 블루스크린으로 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19일 새벽 뉴욕 맨해튼의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들이 하나둘씩 블루스크린이 됐다가 꺼졌다. 테슬라의 일부 생산 라인도 멈췄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것(IT 대란)이 자동차 공급망에 발작을 일으켰다”고 했다.

#. 같은날 전세계 주요 공항에서 항공기와 지상 관제센터 간 통신에 장애가 생기고 항공편 예약과 체크인에 차질을 빚었다. 미국에선 델타항공이 600여편의 항공편을 취소한 데 이어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등의 비행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아예 취소됐다. 이날 전 세계적으로 32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항공편 운항 지연은 약 3만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세계 곳곳에서 장애를 일으키면서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세계 최고의 빅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임에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의 프로그램 업데이트 오류였지만 피해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것은 클라우드(가상 서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클라우드는 주요 소프트웨어나 각종 데이터를 PC가 아닌 중앙 서버(클라우드)에 저장해 놓고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접속해 사용하는 기술 및 서비스를 지칭한다. 구름 저편에 컴퓨터가 있고 언제 어디서든 그 컴퓨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과 사물, 서비스 등을 클라우드로 이어주기 때문에 ‘초연결 사회’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MS) 사옥. ⓒAP/연합뉴스

문제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은 안정성에 있다. 서버나 스토리지 등의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상에서 빌려 쓰는 형태기 때문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 꼼짝없이 사용자들의 업무 차질로 이어진다. 여기에 클라우드를 통한 IT자원 집중화가 진행되면 가동 중단 및 보안 침해 등 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이번에 피해를 본 항공사·금융사·방송사 등도 자체 시스템과 PC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 구축해 두고 사용했다. 시장조사 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글로벌 클라우드 점유율 31%로 1위이며,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가 25%로 2위다. 국내선 AWS가 60.2%로 가장 높고 이어 MS 클라우드 애저가 24.0%로 2위다.

이에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편의성도 좋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업이나 사용자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충고했다. 실제 보안 문제로 자체 서버나 국산 클라우드로 망을 분리한 공공기관이나 주요 대기업, 은행 등에서는 피해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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