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회 합심해 방통위 합의제 기구 만들어야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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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방통위원 추천 예고

여당도 추천 절차 진행 예상

산적한 주요 안건 고려해

尹 ‘모두 임명’ 용단 내려야

이진숙 신임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신임 방통위 부위원장이 지난 7월 31일 첫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방통위

민주당이 야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을 추천하면 동시에 추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을 추천하겠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상임위원이 2인 이상 있어야 방통위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현재 방통위는 1인 체제로 주요 안건을 의결할 수 없는 상태다. 2인 체제 하 MBC 주요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는 이유로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탄핵소추하면서 식물상태로 전락했다.

방통위가 100일 넘게 개점휴업을 하는 동안 민주당이 상임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추천해도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민주당은 작년 3월 최민희 의원을 상임위원으로 추천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추천 몫으로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전 부위원장만 임명하고 최 의원의 임명은 결격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7개월간 미뤘다. 최 의원은 결국 자진사퇴 했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당이 다시 추천에 나선 이유는 헌법재판소의 지적 때문이다. 헌재는 최근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심판에서 국회가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 의원은 타 매체와의 통화에서 “헌재에서 국회가 역할을 안 하느냐고 얘기하니 국회의 역할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대통령이 여야 몫 상임위원을 모두 임명하면 방통위는 여야 2대2 구조가 된다. 이 경우 정부와 여당 주도의 정책 집행이 여의치 않게 된다. 따라서 대통령은 여당 몫만 임명하거나 아니면 ‘방송 장악’ 비판을 우려해 아무도 임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대한 징계,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실태조사 결과, KBS 1TV·MBC·EBS·TBS 등 방송사 재허가 심사. 방통위가 올해 안에 마쳐야 할 주요 안건들이다. 여야는 최대한 논란 없는 인사를 추천하고, 대통령은 이들을 모두 임명해 쌓인 안건들을 하루빨리 처리할 필요가 있다. 물론 2대2 구조에 따른 파행이 우려되지만 합의제 기구가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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