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날아간 엔씨소프트…14년 갈고닦은 AI 수익화 본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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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서 AI 기술 체험 기회 마련…LG유플과 협력

자사 게임 TL 활용해 ‘나만의 AI 캐릭터’ 기술 선봬

엔씨 AI, 올해 분사 후 사업 수익성 증명 과제 안아

선제 투자 빛볼지 관심…이종 산업서 추가 기회 모색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엔씨소프트

올 초 분사한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AI) 전담 자회사 엔씨(NC) AI가 글로벌 데뷔무대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택했다. ‘AI 외교 거점’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자사 기술력을 선보여 해외 사업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겠다는 구상이다. 독립 후 AI 사업의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중대 과제를 안은 만큼, 올해 활발한 사업 행보가 예상된다.

4일 회사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25에 자체 AI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데모 시연 장소를 마련했다. 방문객은 자신의 얼굴로 엔씨소프트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앤리버티(TL)’ 속 게임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카메라로 얼굴을 찍으면 이를 본 딴 AI 캐릭터가 생성되고, 캐릭터가 TTS(텍스트 음성 변환) 기술을 통해 게임 속 대사를 연기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장에 엔씨 AI 실무진들이 가서 부스를 준비하고 운영 중”이라며 “현지에서 추가 사업을 논의하는 것보다는 저희가 지금까지 축적해 온 AI 기술을 우선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엔씨 AI 의 체험공간은 LG유플러스 부스 내 ‘게임&AI존’에 마련됐다. 엔씨소프트는 LG유플러스의 AIDC(데이터센터) 고객사이자 협력사로서 참여했다. 현재 엔씨 AI는 게임과 미디어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 상용화를 준비 중인데,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가 AI 솔루션과 AIDC를 제공해 엔씨 AI의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지원하는 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번 MWC 참가를 알리며 엔씨 AI 이연수 대표는 “오랜 R&D(연구개발) 기간 동안 쌓아 올린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게임을 넘어 미디어 콘텐츠 산업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게임사와 마찬가지로 게임 개발에 AI 기술을 접목해 효율성과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AI 기술을 상용화해 게임 외의 분야에서 수익을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MWC에서 성공적인 국제무대 데뷔가 이뤄진다면 현재 엔씨 AI가 추진 중인 본격적인 기술 수익화 기반 다지기 전략도 힘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내부에 AI 전담조직을 꾸린 후 약 14년간 관련 분야에 천문학적 투자를 진행, 게임사 최초로 자체 언어모델 ‘바르코’를 구축했으나 아직 명료한 수익모델은 정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엔씨 AI는 자체 게임 개발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것과 AI 기술 상용화를 통한 B2B(기업간거래) 사업 모델을 확장하는 것 두 축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게임 개발에 적용 중인 AI 기술을 바탕으로 패션,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군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이종 산업과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바르코 LLM을 기업에 맞게 파인 튜닝해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이연수 엔씨 AI 대표가 진두지휘한다. 이 대표는 2014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해 자연어처리(NLP) 분야 연구를 총괄하며 자체 LLM 바르코를 주도적으로 선보인 인물이다. 올해 초 엔씨 AI에 CBO(최고사업책임자)로 합류한 임수진 전 아워홈 신성장테크비즈니스 부문장도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CBO는 아워홈을 비롯해 인터파크, 넥슨 등에서 신규 서비스 기획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AI 기업을 분사한 것은 우리가 AI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도화시켜 다른 개발사나 제3자에게도 적용시키는 등 수익사업으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AI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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