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사업 맞아?…인디 브랜드·고객 혜택 팍 줄인 ‘무신사 뷰티 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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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뷰티 페스타 현장. [사진: 손슬기 기자]
무신사 뷰티 페스타 현장. [사진: 손슬기 기자]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최근 비상경영을 선언한 무신사가 16일 두 번째 오프라인 뷰티 페스타를 개최했다. 동선 면적만 20만평에 달했던 작년 9월 첫 행사와 달리 규모도 고객 혜택도 대폭 축소했다. 뷰티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했다고 하기는 다소 초라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행사는 긴축 기조에 맞춰 성수동 소재 무신사 운영 복합 문화시설인 ‘무신사 스퀘어 4’를 활용했다. 해당 시설은 작년 행사에서도 보조 행사장으로 쓰였으나 올해는 중심이 됐다. 지난해 무신사는 성수동 일대 3곳의 장소(아이언빌딩·스퀘어 4·무신사 테라스 성수)에서 메인, 남성, 색조·향기 등 각기 다른 콘셉트로 초대형 행사를 꾸몄다. 

총 90평 면적의 무신사 스퀘어 4는 실내외 공간을 모두 활용했다. 앞서 무신사는 모바일 앱을 통한 사전 티켓 판매를 진행했는데, 이날 현장에서는 상황에 맞춰 즉석 입장도 허가했다. 때문에 바깥 공간은 대기를 기다리는 인파로 인산인해였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힐어스는 지난 행사에 이어 두번째로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 참여했다 [사진: 손슬기 기자]
고운세상코스메틱의 힐어스는 지난 행사에 이어 두번째로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 참여했다 [사진: 손슬기 기자]

무신사는 행사의 외연 뿐 아니라 인디 브랜드들 비중도 축소했다. 무신사는 인디(독립) 브랜드들에게 고객 접점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뷰티 페스타 개설 의의를 두고 있다. 인디 브랜드들 상당수는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는데 한계가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무신사는 인디 브랜드 비중이 70%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행사의 인디 브랜드 비중은 80%였다.

실내는 13곳 브랜드의 개별 부스가 자리했다. 이중 2곳은 무신사 자체 뷰티 브랜드인 오드타입, 무신사스탠다드뷰티였다. 무신사 PB 부스는 행사장의 중심 공간인 가장 안쪽을 할당했다. 직전 행사에서 무신사는 입점사들에게 가장 주목도가 높은 메인 행사장을 양보하고, PB들은 보조 행사장인 ‘포인트존’에 배치했다. 

무신사 자체 뷰티 브랜드 오드타입(오) 부스와 무신사스탠다드뷰티 부스. [사진: 손슬기 기자]
무신사 자체 뷰티 브랜드 오드타입(오) 부스와 무신사스탠다드뷰티 부스. [사진: 손슬기 기자]

하우스포그·헤트라스뷰티·유아른·포레스트·온그리디언츠·더말로지카·아도르·아르베 등 8곳은 개별 매장이 없는 인디 브랜드였다. 아로마티카·피카소·바닐라코 등 3곳은 중형급이다. 이들은 무신사 입점이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행사장 한 관계자는 “무신사 뷰티는 타 플랫폼 대비 트렌디한 제품이 많고 인지도 제로에서 무신사 입점 만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 실내 행사장에는 13곳의 브랜드 부스가 자리했다. [사진: 손슬기 기자]
무신사 뷰티 페스타 실내 행사장에는 13곳의 브랜드 부스가 자리했다. [사진: 손슬기 기자]

실외 행사장에선 30곳 브랜드의 69종 상품을 선보였다. 모두 무신사 단독 구성 또는 단독 출시 상품들이다. 글피오·니아르·더랩·두잉왓·디마프·레스트앤레크레이션뷰티·롱테이크·미차이·보다나·브루케시아·스킨유·시머스·에스엔피·위찌·일리윤·주미소·코시에로·클레어스·테일러센츠·23yearsold·토코보·파이브바이브·폴라초이스·플로위·피브·힐어스 등 인디 브랜드와 미샤·어퓨·스킨푸드 등 오래된 브랜드들이 함께했다. 제품을 자유롭게 체험하며 본인의 ‘추구미’ 유형을 수집하면 맞춤형 화장품 키트를 줬다. 

무신사 관계자는 “작년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하반기 행사를 위해 내실을 챙겼다”며 “무신사 뷰티 거래액은 상승세가 두터워 여전히 주력 카테고리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 단독 상품들을 기획해 선보인 실외 전시장. [사진: 손슬기 기자]
무신사 단독 상품들을 기획해 선보인 실외 전시장. [사진: 손슬기 기자]

전년 대비 줄어든 규모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새나왔다. 

이날 경기도에서 행사장을 방문했다는 20대 초반 여성 A씨는 “저번에 비해 행사장 규모나 증정품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서울 거주 20대 후반 여성 A씨는 “페스타 티켓 구매가 쉽지 않았다. 1차 판매에 오류가 있어 2, 3차에서 1차 물량을 판매했다는 의혹이 있었던 상황”이라며 “1000원짜리 티켓이 프리미엄이 붙어 5만원에 판매가 되기도 해 올리브영 페스타처럼 티켓 값을 올리더라도 진짜 방문 의사가 있는 코덕들을 타깃으로 행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무신사 뷰티 전속모델 카리나 사진 앞에서 무신사 뷰티 페스타 방문객들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 손슬기 기자]
무신사 뷰티 전속모델 카리나 사진 앞에서 무신사 뷰티 페스타 방문객들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 손슬기 기자]

이러한 무신사의 뷰티 행사 축소는 업계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다. 최근 쿠팡, 지그재그, CJ온스타일 등 경쟁 주자들은 온라인 뷰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오프라인 행사 규모를 키웠다. 쿠팡은 전년 행사 대비 행사장 규모를 2배 이상 늘렸다. 지그재그는 뷰티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첫 뷰티 행사를 치렀다. CJ온스타일도 최근 행사에서 유명 연예인 IP를 앞세워 뷰티에 집중한 바 있다.

그러나 무신사가 올해 행사에서 규모를 줄이지 않은 곳이 있다. 연예인 초청 마케팅 행사다.  지난 행사에서 무신사는 무신사 뷰티의 모델인 에스파 카리나를 사전 포토월 행사에 초청해 주목 받았다. 이번 행사에서도 고객 행사에 하루 앞서 포토월 행사를 열고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비롯, 유명 인플루언서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한편 무신사 뷰티의 성장세는 여전하다. 무신사 뷰티의 출시 초(2021년 말) 대비 2024년 거래액은 9.6배, 구매자수는 5.6배 증가했다. 올 1분기 거래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배 늘었다.

무신사는 지난해 카리나(왼)에 이어 올해 하츠투하츠를 초청해 뷰티 페스타 사전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무신사 SNS 갈무리]
무신사는 지난해 카리나(왼)에 이어 올해 하츠투하츠를 초청해 뷰티 페스타 사전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무신사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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