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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책임론’ 국회도 압박…5대 은행장 연임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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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배구조법 개정 전이라도 은행장 인선 절차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연말 임기를 앞둔 5대 은행장의 연임 셈법도 복잡해졌다.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와 관련 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미칠 압박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 해킹 사고와 관련해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6년 임기만료 앞둔 5대 은행장/그래픽=비즈워치

내부통제 책임론 연임 변수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른 해킹 및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따져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당국의 보안 점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수조사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원장은 “일단 취약 부분만 샘플링해서 조사를 한 상태”라며 “앞으로 최대한 전수조사에 준하는 정도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통제 기준 관리 의무와 관련해 이번 해킹 사건이 최초로 CEO의 책임을 묻고 다루는 사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사 CEO의 내부통제 관리 의무 위반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은 “은행장 인사가 회장의 입김이 아니라 실적이나 내부관리, 내부통제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이사회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현재 은행권에서 이뤄지는 인선 절차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지 실제 성과를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실적·세대교체·해킹 은행장별 셈법 제각각

이번 질의는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일제히 만료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모두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5대 금융그룹은 이미 연말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2025년 취임 후 리딩뱅크 탈환이란 업적을 거뒀다. 하지만 새로 취임할 이재근 KB금융지주 회장보다 나이가 많아 ‘세대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역시 연말 첫 연임을 앞두고 있다. 이호성 행장은 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안정적 조직운영을 중시하는 우리금융 내에서도 정진완 행장의 연임가능성이 높게 관측된다. ▷관련기사: KB ‘이재근호’ 첫 인사…CEO ‘세대교체’ 갈림길(2026년 9월17일)

강태영 행장은 이찬우 농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와 맞물린 데다, 전임 행장인 이대훈 행장을 제외하고 연임 사례가 없어 연임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취임 첫해 상반기 1조원대 순이익을 거둔데 이어 올해 우리은행 실적을 뛰어 넘는 등 호실적을 거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관련기사: KB가 쏘아올린 세대교체?…금융지주 CEO 인사 사정 ‘제각각'(2026년 9월16일)

정상혁 행장은 5대 은행장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연임 중으로 세번째 임기 도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고객정보 유출이 가장 많고, 정보보호 투자 등 보안관리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연임 부담이 커졌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화면 캡쳐

해킹사태 책임 지적…정부·국회 입김 쎄질까

금감원이 은행장 개인의 책임을 따지는 데 그치지 않고 선임 절차와 금융지주 지배구조까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은행장들의 내부통제 역량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찬진 원장은 “은행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후보 추천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됐는지 추가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장 선임은 이사회와 금융지주 임추위의 권한이지만, 감독 당국이 후보 검증과 추천 절차의 투명성·공정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직이라는 이유로 연임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최근 해킹 사고가 발생했고 정부에서도 해킹 사고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라 이번 은행장 인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은행은 보안에 대한 투자를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투자라고 생각해 좀 더 적극적으로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 보안사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정부 개입도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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