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ICT]3분 카레보다 빠르다…말 한마디로 게임 ‘뚝딱’

이른바 ‘딸깍’ 한 번 하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습니다. 복잡한 코딩을 몰라도 인공지능(AI)에게 몇 마디 지시만 내리면 게임은 물론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말 한 마디로 게임을 제작할 수 있을까요? AI를 활용한 게임 제작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궁금해 앤트로픽의 AI 챗봇 ‘클로드’를 활용해 직접 게임을 만들어봤습니다.
말 한마디로 게임 제작을?

클로드에 “게임 하나 만들어줘. 다른 추가적인 요청하지 말고 제작해와”라는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했습니다. 게임의 장르와 규칙 등 별다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놀랍게도 3분도 걸리지 않아 ‘별 줍는 등불’이라는 이름의 게임이 완성됐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을 획득해 점수를 얻고 바위를 피하는 방식의 게임이었습니다. 마우스와 키보드로 등불을 움직이는 방식의 단순한 구조였지만 점수와 목숨, 최고 기록을 표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코드를 단 한 줄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별도의 개발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복잡한 제작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게임이 실제로 작동했습니다. 개발 지식이 없는 사람도 말 한마디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시대가 왔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직접 즐겨보니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별을 획득하고 바위를 피하는 단순한 방식이 반복되다 보니 오랫동안 몰입해 즐길 만한 콘텐츠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의 유지 보수도 문제입니다. 코딩을 할줄 모르기 때문에 게임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실질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직접 수정하기 어렵습니다. 게임을 실제 서비스로 출시하고 이용자를 확보해 수익을 창출하는 건 별개의 과정입니다.
빅테크도 나섰다

AI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관련 기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달 초 AI 기반의 게임 제작 플랫폼 ‘플레이그라운드’를 공개했습니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르와 진행 방식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게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완성된 게임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구글은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와도 손을 잡았습니다. 양사는 더욱 정교한 게임 제작을 지원하는 ‘유니티 스파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유니티 스파크를 활용하면 전문가 수준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메타 역시 지난달 스마트폰과 웹에서 바이브 코딩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할 수 있는 ‘호라이즌 크리에이트’와 ‘호라이즌 스튜디오’를 공개했습니다. 로블록스도 지난 7월 AI 제작 도구 ‘빌드’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9월 기준 빌드를 활용해 제작된 게임만 9000개에 달합니다.
재미는 별개
하지만 숙제도 남아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쉬워졌지만 사람들이 돈을 내고 즐길 만한 게임을 ‘잘 만드는 것’까지 쉬워진 것은 아닙니다.
게임업계에서도 AI 활용이 확산하면서 게임의 품질과 완성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출시된 게임의 수는 늘어나지만 실제로 할만한 게임은 없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저품질 게임이 범람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용자들의 시선도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AI를 활용해 기존 인기 게임의 외형이나 플레이 방식을 손쉽게 모방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창작물의 독창성과 저작권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의 그래픽이나 캐릭터 디자인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개발자의 노고와 진정성이 담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관과 스토리부터 캐릭터와 게임 시스템까지 한 땀 한 땀 공들여 완성한 작품에는 창작자만의 고민과 개성이 녹아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기술만으로는 이러한 가치를 온전히 구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언젠가 ‘딸깍’ 한 번으로 만든 게임이 개발자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한 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올까요?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기술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기획과 창의성, 그리고 개발자의 손길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