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빼고 직원들 모두 AI라면?…한컴 ‘노마디안’ 공개

혼자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마케팅팀, 영업팀, 인사팀을 둘 수 있다면 어떨까. 한컴이 이같은 상상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노마디안’을 선보였다. 노마디안은 실제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AI 에이전트로 팀을 꾸려 조직을 운영할 수 있게 설계한 서비스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29일 경기 성남시 한컴타워에서 열린 ‘노마디안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노마디안은 회사 경영자 입장에서 조직 운영에 초점을 맞춰서 설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기존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이용자의 지시에 따라 개별 업무를 수행하거나 특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노마디안은 AI 에이전트를 직원처럼 배치하고 실제 회사를 운영하듯 업무를 지시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협업하고 완성된 결과물까지 제공하는 구조다.
노마디안은 한컴이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내놓은 핵심 서비스이기도 하다. 36년간 축적한 문서 기술을 AI 에이전트와 결합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국내 중심의 사업 구조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AI 직원들로 구성된 회사

노마디안은 영업 관리, 데이터 분석, 고객 지원, 그로스 마케팅 등 각 역할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12종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필요한 에이전트를 선택해 원하는 대로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
팀장 역할을 맡는 AI 에이전트 ‘아라’가 업무를 총괄한다. 이용자가 아라에게 업무를 지시하면 각 에이전트에 일을 배분하고 결과물을 취합한다. 한 줄의 지시만으로 보고서나 프레젠테이션 등 원하는 형태의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다.
이용자마다 원하는 방식으로 AI 직원에게 일을 맡길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김 대표는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르듯 어떤 업무는 직접 승인하는 것이 편하고 어떤 업무는 AI가 알아서 처리해 주길 원한다. 이같은 차이를 학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각 에이전트가 3차원(3D) 캐릭터로 구현돼 이용자는 업무 수행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이용자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는지도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일종의 게임처럼 AI 에이전트와 친밀도를 쌓고 성장시키는 재미도 더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레벨이 1단계부터 6단계까지 점차적으로 올라간다”며 “레벨이 오를수록 이용자를 파악하는 능력이 강화되고 선제적으로 필요한 일을 제안하는 등 캐릭터들이 최적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美 시작으로 글로벌 공략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곳은 미국이다. 1인 사업자와 소기업이 많아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컴의 1차 공략 대상은 이미 AI를 활용하거나 관련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미국 내 1인 사업자와 소기업 약 521만곳이다. 이들을 초기 목표 고객군으로 삼아 오는 12월15일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았다. 양사는 공동 협력 프로그램 ‘코랩(CoLab)’을 통해 노마디안의 제품과 사업 모델을 함께 설계하고 검증했다. 초기 고객 선정부터 현지 진출 전략도 AWS와 함께 수립했다.
베타 테스트에 앞선 사전 검증도 AWS와 함께 진행한다. 오는 11월17일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아마존 본사에서 출시 행사도 열 예정이다. 김 대표는 “AWS 본사 경영진에게 노마디안을 직접 소개하고, 공동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한 관계자들과 함께 출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총 세 차례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거쳐 내년 3월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한다. 테스트 과정에서 수집한 이용자 의견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방침이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40달러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장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1기부터 3기까지 모집 경쟁률을 공개하고 우수한 이용자를 선정하는 시상식 등을 통해 관심을 끌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컴은 2028년까지 노마디안의 글로벌 유료 이용자 50만명을 확보하고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발판으로 해외 사업 비중도 확대한다. 김 대표는 “노마디안을 필두로 2028년에는 전체 매출의 40%, 2030년에는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