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잘하면 과징금 10% 깎아준다…인뱅 3곳 중 1곳 ‘강제 꼴찌’
앞으로 서민금융 실적이 우수한 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해도 과징금을 최대 10% 감경받을 수 있다. 반면 실적이 저조한 은행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을 최대 20% 더 물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인터넷은행은 3곳 중 1곳이 반드시 최하위 등급을 받게 돼 벌써부터 형평성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공공기관은 갚을 능력이 없는 장기연체자 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15년 이상 연체된 채권 4조9000억원도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포용금융 성적표에 인뱅 ‘울상’
금융위는 국내 17개 은행을 대상으로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도입한다. 은행들이 서민금융을 비용으로만 여기지 않고 취약계층 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내년엔 2금융권에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평가는 대형은행(6곳), 중소형은행(8곳), 인터넷은행(3곳) 등 3개 군으로 나눠 상대평가 방식으로 진행한다. 자금공급과 채무조정에 각각 35%, 지배구조·사회적배려·비금융서비스에 각각 10%를 배점한다. 서민·중저신용자 대출 실적뿐 아니라 금리 수준, 채무조정 이후 정상상환 여부를 중점적으로 따진다.

평가 결과는 S·A·B·C 등 4개 등급으로 나뉜다. 최상위 S등급은 서금원 출연금이 20% 줄어들고, 금소법 위반 과징금도 최대 10% 낮아질 수 있다. 최하위 C등급에는 출연금을 최대 20% 더 물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다만 출연금을 더 걷으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 그 전까지는 상위 등급에 대한 출연금 인하만 적용한다.
일부에선 상대평가에 따른 형평성 우려가 벌써 나온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평가 대상이 3곳에 불과한데도 이 중 1곳은 반드시 최하위 C등급을 받는다. A등급도 없어 3곳이 S·B·C등급을 하나씩 받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범평가에서 실제로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해 실적을 내년 1~2월 평가해 3월 우수 은행(상위 30%)만 공개한다. 시범평가 결과와 금융권·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내년 6월까지 다음 평가에 적용할 지표를 확정하고 실제 인센티브와 페널티는 2028년부터 적용한다.
15년 묵은 부실채권 4.9조 내년 정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신용보증기금·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 관리 방식도 바뀐다. 연체 5년이 지난 5000만원 이하 채권은 상환능력을 심사해 갚을 능력이 없으면 소멸시효를 완성하는 게 원칙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연금수급자 등 취약계층은 별도 심사 없이 시효를 완성한다. 민간 금융권 시효 관리 원칙을 공공기관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15년 이상 장기연체채권 중 4조9000억원을 내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연체 5~7년, 5000만원 이하 채권은 심사를 거쳐 소각하거나 캠코에 매각한다. 갚을 재산이 있는데도 상환하지 않거나 재산을 숨긴 경우는 제외해 도덕적 해이를 막기로 했다.
채무조정 시점도 앞당긴다. 보증기관이 빚을 대신 갚기 전에도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채권 상각 전 원금 감면도 허용할 방침이다. 5대 금융지주 부실채권 소각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470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5211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IBK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포용금융에 30조원 이상을 공급한다. 중·저신용자에게 연 4.9% 고정금리로 최대 2000만원을 빌려주는 대출을 1조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IBK미소금융재단에도 최대 1000억원을 추가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