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성장 잠재력 커”… 삼성디스플레이, 美 이매진 2900억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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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시티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XR, 성장 잠재력 커”… 삼성디스플레이, 美 이매진 2900억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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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마이크로 OLED 기업 이매진(eMagin)을 2900억원에 인수한다.

이매진은 17일(현지시각) 삼성디스플레이와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억1800만달러(약 2900억원)에 이매진 주식을 모두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주당 가격은 2.08달러다.

인수 가격은 아메리카증권거래소(Amex)에 상장한 이매진 주식의 최근 6개월 평균 종가인 1.68달러 대비 20% 이상의 인수 프리미엄이 더해진 수준이다.

인수 작업은 주주와 당국 승인을 거쳐 올 하반기 중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매진은 이후에도 미국 내 영업활동과 시설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이매진은 1996년 출범한 업체로, 마이크로 OLED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매진 ‘다이렉트 패터닝(dPd)’ 기술은 XR(확장현실), 가상현실(VR) 구현에 필요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 OLED보다 낮은 전력으로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다.

XR·VR 기기는 대개 머리에 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또는 안경으로 상용화되어 있다. 이렇다보니 TV, 모니터 대비 눈과 디스플레이의 거리가 가깝다.

기존 OLED는 눈에 가까워질수록 픽셀 사이의 검은 줄이 보이면서 사용자들에 어지럼증을 유발했다면, 마이크로 O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작고 미세한 OLED를 반도체 웨이퍼에 촘촘하게 이어 붙여 높은 해상도를 구현한다. 작은 OLED를 이어 붙인만큼 검은 줄도 보이지 않아 사용자들에 더 편안한 시청환경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매진 인수를 통해 XR·VR 디스플레이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정보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에서 마이크로 OLED 제품 양산 시기를 2024년으로 전망한 바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XR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매진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매진 인수는 곧 애플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다음 달 열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3’에서 첫 MR(혼합현실)기기 ‘Reality Pro(리얼리티 프로)’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기에는 소니의 마이크로 OLED가 탑재됐다. 특히 애플은 새로운 MR 기기를 스포츠, 게임, 웰빙, 협업 도구 등에 쓰일 수 있도록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VR, XR 기기들은 대부분 게임 콘텐츠에 한정되어 있었다. 메타와 소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유튜브, OTT 등 영상 콘텐츠를 쉽게 즐길 수 있고, 보다 높은 몰입감을 즐기려는 시청자들도 많아지면서 해당 기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XR기기 시장은 2021년 1000만대를 돌파했다. 오는 2026년에는 5배 성장한 5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VR, XR기기가 모바일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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