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 중 하나인 ‘택시 수수료’ 문제가 수술대에 오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업계를 만나 수수료 체계 개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현안이 다양하고 광범위해서 극적 타결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오는 13일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업계를 대표하는 4단체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만난다. 이 자리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참석한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가 지적받아온 가맹택시 사업 구조와 수수료 체계 등 서비스 전반에 대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택시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계약 구조가 복잡하고 일부 경우 기사의 세금 부담이 크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회계감리에 착수하면서 수수료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까지 질타하면서 양측의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쟁점은 다소 복잡한 수수료 구조에서 비롯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사업은 운수회사(법인 또는 개인기사)가 운임의 20%를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임의 16~17%를 광고 노출과 데이터 제공 등의 대가로 운수회사에 돌려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간담회를 앞두고 이해 관계자와 협력하고 상생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저렴한 수수료 체계를 현실화하고 가맹택시 사업 구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타사 택시앱에 카카오T 플랫폼을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큰 틀에서 방향성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첫 만남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우티, 타다 등 타사 가맹택시 기사도 카카오T를 통해 ‘콜’을 받을 수 있다면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 혜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가맹 택시 업계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논의의 방향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택시 업계 안에서도 현안마다 의견이 조금씩 갈리고 있는 것도 ‘극적 타결’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수수료가 복잡한 체계로 설계돼 있어 사회적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수수료 체계, 가맹 사업 구조 등을 원점에 놓고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수수료가 표면적으로 20%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기사님이 부담하는 수수료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 “지금으로서는 (간담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안이 복잡한 데다 이해관계가 달라 한번의 만남에서 결론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
택시 업계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택시 4단체 중 하나인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현안이 다양하고 광범위해 간담회 한 번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의제를 조율하고 논의를 이어가면서 교집합을 찾아갈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