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아조레스 제도, 대서양의 잃어버린 낙원

유럽 대륙에서 서쪽으로 약 1,500km, 광활한 대서양 한복판에 흩뿌려진 아홉 개의 보석 같은 섬들이 있습니다. 바로 유럽의 하와이라는 별명을 가진 포르투갈의 자치령, 아조레스제도입니다.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지만, 이곳은 지구의 심장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원시적인 자연경관 덕분에 전 세계 여행가들 사이에서는 마지막 남은 낙원으로 불리는 곳이에요.
화산 폭발이 빚어낸 경이로운 호수와 깎아지른 절벽,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에메랄드빛 목초지까지. 오늘은 일상의 소음을 잠시 끄고 태초의 평온함을 만날 수 있는 이 신비로운 섬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9개의 섬이 그려내는 9가지 빛깔의 유혹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9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아조레스제도. 가장 큰 섬이자 여행의 관문인 상미겔 섬은 전체가 싱그러운 녹음으로 가득 차 초록섬이라 불립니다.
반면 피쿠 섬에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높은 산인 피쿠 산이 우뚝 솟아 있어 모험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섬들 사이는 비행기나 페리로 연결되는데, 마치 각각의 섬이 서로 다른 나라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채로운 풍경을 자랑하는 것이 이곳 여행의 묘미입니다.
이곳을 여행할 때는 한 섬에만 머물기보다 아일랜드 호핑을 즐겨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예를 들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테르세이라 섬의 유서 깊은 마을을 탐험하고, 다음 날은 플로레스섬의 수많은 폭포 아래서 물놀이를 즐기는 식이죠. 페리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일정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답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풍경 속에서 섬마다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실 거예요.
화산이 준 뜨거운 선물

화산이 가깝다면 빠질 수 없는 세트 같은 체험, 바로 온천입니다. 특히 상미겔 섬의 푸르나스 마을은 땅속에서 뜨끈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살아있는 화산 지대인데요. 이곳의 테라 노스트라 공원에는 철분이 가득해 황금빛을 띠는 거대한 노천 온천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울창한 식물들에 둘러싸여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시름이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죠. 수영복은 변색될 수 있으니 짙은 색으로 준비하는 센스를 발휘해 보세요!
또한 온천욕 후에 즐기는 음식도 특별합니다. 땅의 열기를 이용해 6시간 동안 푹 익혀낸 전통 요리 코지도는 기름기가 쏙 빠진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어르신들도 아주 좋아하시는 메뉴예요. 또한, 유럽에서 유일하게 차를 재배하는 고레아나 차 밭에서 맛보는 신선한 녹차는 입안 가득 대서양의 바람을 전해줍니다. 화산의 열기로 지은 밥과 자연이 길러낸 차 한 잔, 이보다 더 완벽한 건강 여행 코스가 또 있을까요?
바다의 노래

바다 위로 거대한 고래의 꼬리가 솟구치는 싱싱한 장면들,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나요? 아조레스제도는 세계 최고의 고래 관측 명소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는 포경업이 활발했지만, 지금은 고래들을 보호하며 공존하는 생태 관광의 성지가 되었죠. 일 년 내내 이곳을 지키는 향유고래는 물론, 시기에 따라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까지 만날 수 있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나가는 투어에 참여하면 야생 돌고래들이 배 옆에서 나란히 헤엄치는 경이로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수족관이 아닌 진짜 대서양 한복판에서 마주하는 생명의 역동함은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살아생전 겪어 보지 못한 감동마저 선사하죠.
아조레스 제도 가는방법

대서양 한복판에 있는 아조레스제도는, 지도상으로만 보면 가기 힘들어 보이지만, 포르투갈 본토 여행과 연결하면 생각보다 쉽고 스마트하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포르투갈의 관문인 리스본이나 포르투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약 2시간 20분 정도면 아조레스의 수도 격인 상미겔 섬의 요한 바오로 2세 공항에 도착하게 됩니다. 포르투갈 국적기인 TAP 에어포르투갈 외에도 SATA(아조레스 항공)나 라이언에어 같은 저가 항공사가 매일 수차례 운항하고 있어, 미리 예약만 한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대서양의 낙원으로 진입할 수 있죠.
일정이 넉넉하다면 리스본을 경유할 때 스탑오버 제도를 활용해 보세요. 추가 항공료 부담 없이 본토의 화려함과 섬의 태초적인 자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거든요. 섬에 도착한 뒤에는 대중교통보다는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필수인데, 도로가 워낙 잘 닦여 있어 드라이브하기에 최적이지만 성수기에는 차량이 금방 매진되니 항공권을 결제하자마자 차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할 때는 SATA 항공의 경비행기를 타거나 가까운 섬끼리는 페리를 이용해 낭만적인 항해도 가능해요. 대중교통이 드문 오지인 만큼 이동 수단만 미리 잘 챙긴다면, 큰 문제 없이 아조레스제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