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 항체 기반 표적 치료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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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하면 ‘생존율이 낮은 암’을 연상시킨다. 전 세계적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남성 12%, 여성 1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로 한정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 암 정보센터에 공시된 통계를 보면, 2018~2022년 췌장암 생존율은 16.5%다. 해당 통계에서 제공하는 10종의 암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게 나오는 것은 초기 증상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과 연관이 있다. 대부분 늦은 병기에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코펜하겐 대학이 주도하는 한 연구에서 췌장암 치료법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암 지원 세포를 제거하는 방식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과 리그스 병원 연구팀은 다른 유형의 암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되는 ‘항체 약물 접합체(ADC)’ 기술을 기반으로 췌장암 치료법을 연구했다. 암 세포가 성장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연구팀은 “지원 세포를 표적으로 삼으면 종양의 구조가 약화되므로 면역 체계가 종양을 제거하기가 더 쉬워진다”라며 “이 과정에서 주위의 암 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방출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소개한 ADC는 항체, 약물 연결체, 항암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ADC가 암 세포를 찾아 들어가면 연결체가 분해되면서 항암제를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암 세포를 내부에서 죽이는 원리다. 

‘더 어려운 암’ 치료에 적합

이른바 ‘트로이 목마’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상 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적 치료 방식이다. 높은 정확성, 정상 세포 손상의 최소화라는 특성으로 인해, ADC 치료는 더 어려운 암을 치료하는 데 적합한 후보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치료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ADC 항체를 ‘인체 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항체와 유사한 구조로 바꾼 것이다. 이를 통해 ADC가 체내에 주입되더라도, 면역 체계는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는다.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부 반응 우려를 줄이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췌장암에 대해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ADC가 없으며, 자신들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약물 개발이 진척됨에 따라 실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암에도 적용 연구 중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치료법은 췌장암 뿐만 아니라 다른 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미 대장암 및 유방암 등에 대한 ADC의 잠재력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치료법이 존재하는 암이라고 해도, 더 나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면 연구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ADC 기반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제약회사 또는 바이오 분야 기술 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향후 3년에서 5년 내에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 로드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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