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표 AI’ 본격 궤도로…오픈AI, 반등 동아줄 될까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글로벌 AI 시장의 절대강자인 오픈AI와 손 잡으며 본격적인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카카오가 이를 계기로 실적과 주가 모두 반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전략적 제휴 체결 소식을 밝혔다. 오픈AI의 국내 첫 제휴사로 세간의 이목을 제대로 집중시켰다. 그간 이렇다 할 AI 서비스를 내놓지 못해 기술 역량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이어졌는데, 이를 일부 해소하는 동시에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와 오픈AI 간 협업은 구체적으로 ‘AI를 통한 주요 서비스 고도화’와 ‘공동 제품 개발’ 등 두 축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오픈AI의 챗GPT 등 최신 기술을 카나나를 비롯한 다양한 AI 프로젝트 론칭에 활용할 것”이라며 “사용자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직접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고도화하는데 힘을 쏟기 보다는, 시장에 나와있는 고성능 모델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지난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여러 AI 모델을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운영한다는 뜻으로, AI 간 응용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효과를 노린다. 이용자 풀이 확보된 견고한 서비스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AI를 빠르게 접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겠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향후 다양한 글로벌 AI 모델과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뒀으며, 성능이 검증된 AI 모델을 카카오 생태계에 접목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적극적으로 외부 AI 모델을 활용해 기존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며 “AI 모델 비용 감소 추세에 있는 현시점에서 실제 상용화 이후 비용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김준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 인공지능(AGI)을 타겟하는 글로벌 빅테크와 유연하게 제휴하고 이를 통해 관련 생태계에 진입함으로써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중요한 의사결정”으로 분석했다.

다만 아직 양사 간 협업의 청사진이 공개된 건 아니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쇼핑,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핵심 사업부와 서비스를 넘나들며 AI를 접목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단계라고만 전했다.

업계는 이미 전 세계 여러 기업이 오픈AI의 AI 기술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가 장점인 ‘대중성’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존 서비스의 사용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편리성과 혁신성을 제공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다.

오픈AI와 협업의 첫 결과물은 ‘카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나나는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메이트를 표방하는 에이전트 서비스로, 카카요표 AI 서비스의 선두주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한 차례 사내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 현재 일반인 대상 베타 테스트를 위한 고도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 때문에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내야 하고, (테스트에서) 바꿀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정식 출시는) 올해 안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피벗(전략수정)을 통해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가겠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기업들 간 AI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파트너십이 카카오로 하여금 경쟁 우위를 점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과 주가 부양 측면에서도 올해가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즈 등 콘텐츠 사업부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반등을 위한 새 돌파구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정 대표는 “최고의 AI 기술을 가진 오픈AI와의 협업은 카카오가 국내에서 가장 앞선 AI 서비스 제공 환경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며 “한국을 이해하는 카카오와 글로벌 경험을 가진 오픈AI가 서비스적으로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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