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부동산 상황에
애타는 서민들의 ‘마음’
한때 한국 부동산 시장의 핵심이었던 전세 제도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전세사기와 금리 인상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며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주택 임대 계약 중 월세 비중이 57.7%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020년 40.8%에 불과했던 월세 비중이 불과 4년 만에 41.4%나 증가했다. 특히,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이 69.5%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를 우려하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제 전세를 구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전했다.
전세는 과거 한국 경제의 고성장과 고금리 환경 속에서 탄생한 독특한 임대차 방식이었다.
전세금을 맡긴 임대인은 이 돈을 운용해 월세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고, 세입자는 큰돈 없이 주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세의 경제적 이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세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세입자들은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전세사기 피해 확산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 월세 시장의 변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 중 38.9%가 100만 원 이상의 고액 월세였다. 이는 4년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300만~500만 원 월세 계약 비중도 2.0%에서 4.6%로 늘어났으며, 500만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월세 계약도 1404건을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 강북구, 구로구에서는 최근 전세보다 월세 거래량이 더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월세 지수는 120.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월세전환율 역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외국계 투자자들, 한국 월세 시장에 주목
월세 시장의 확대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세 중심이었던 한국의 임대 시장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IB)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미국계 모건스탠리, 사모펀드 KKR, 영국 ICG 등은 국내 부동산운용사와 협력해 낡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해 월세로 운영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지웰홈스 라이프 강동’도 이러한 사례 중 하나다. 지난해 모건스탠리가 국내 부동산운용사와 협력해 경매에서 낙찰받은 후 리모델링해 월세 임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역시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35년까지 10만 가구 이상의 장기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며, 특히 고령자를 위한 ‘실버스테이’(20년 이상 임대주택) 시범 운영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와 금융사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높은 땅값과 건설비를 감안했을 때, 임대수익만으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형 임대가 자리 잡으려면 공공택지 활용이나 경·공매를 통한 저렴한 사업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임차인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세입자 보호 정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자리 잡아가는 시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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