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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9만리 떨어진 위성, 24시간 잠들지 않는 관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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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접시형 안테나의 방위각 조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KT 제공

우리말에서 까마득하게 먼 거리를 흔히 ‘9만리’라고 표현한다. 9만리(里)는 현대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3만5345km에 달한다. ‘인공위성’으로 불리는 정지궤도(GEO) 위성의 고도(약 3만6000km)와 비슷하다. 정지궤도 위성은 말 그대로 9만리 떨어진 아득한 상공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통신 서비스를 지원한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상에서 볼 때 멈춰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지구의 자전 주기에 맞춰 초속 3.075km의 엄청난 속도로 이동한다. 태양과 달의 인력, 복사압, 지구 질량의 불균형까지 다양한 외부 요인으로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려 하기 때문에 24시간 정밀한 감시와 제어가 필수적이다.

이 위성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곳이 위성관제센터다. K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통신위성을 보유하고 장기간 직접 관제해 온 사업자다. 용인과 금산을 양대 거점으로 위성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T SAT은 그간 축적한 역량을 기반으로 저궤도(LEO) 위성을 아우르는 다중궤도 위성을 운용하고, 인공지능(AI) 기반 관제시스템을 활용해 지상과 우주를 하나의 네트워크 묶는 구상을 그려가고 있다. 지난 25일 위성을 직접 제어하고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인 KT SAT 용인 위성관제센터를 찾았다.

“위성은 멈추지 않는다”…24시간 가동하는 관제센터

서울 광화문에서부터 약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 산으로 둘러싸인 용인 관제위성센터는 국가보안 ‘나’급 시설로, 신분 검확인을 거쳐야 입장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나란히 늘어선 대형 안테나였다. 용인 위성관제센터에는 총 19개의 안테나가 있으며, KT SAT은 그중 9개를 운용한다. 이 가운데 5개가 무궁화위성(K5, K6, K7, K5A, K6A)을 제어하는데 쓰인다.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김기영 위성관제본부 팀장이 관제 역량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올해로 개국 32주년을 맞은 용인 위성관제센터는 1994년 국내 최초의 통신위성 무궁화 1호(K1)를 시작으로 1분1초도 멈추지 않고 위성을 운용해왔다.

이곳에서는 위성 상태 감시·제어, 궤도·자세 관리, 위성 통신망 및 서비스 품질 관리, 관제 인프라 유지까지 종합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위성의 상태를 확인하고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기동을 수행하고, RTS(실시간 위성 운용 시스템)를 활용해 위성이 보내는 원격측정 데이터, 알림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특히 무궁화위성 K7, K5A의 경우 KT SAT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력해 국산화한 비행역학 서브시스템(FDS)을 적용했다. 국내 기술로 위성의 궤도를 정밀하게 분석·예측한다. 우주 잔해와 충돌 위험을 피하는 회피기동 시스템 역시 국내 기술로 만들어냈다.

김기영 KT SAT 위성컨설팅팀장은 “2017년부터 국산화된 소프트웨어를 실전에 배치해 운영 중이며, 이를 발판으로 위성 운용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4.6m 크기의 안테나가 방위각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10년도에 설치된 이 안테나는 위성의 ‘캐리어(반송파) 신호’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지상에서는 안테나가 느리게 살짝 각도를 트는 것처럼 보이지만, 까마득한 우주 공간에서는 엄청난 범위의 정밀제어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K6의 ‘부활’부터 LEO까지…AI로 ‘우주 네트워크’ 정조준

글로벌 우주산업의 무게중심은 위성을 제작해 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궤도에 오른 위성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해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 중심에서 수백, 수천개의 저궤도(LEO) 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는 멀티궤도(Multi-orbit) 환경으로 진화하면서 관제역량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 내 전시관에서 kt sat 위성관제본부 이훈철 본부장이 위성 관제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무궁화위성 1호를 실제 크기로 구현한 거대한 모형을 만나볼 수 있다./사진=KT 제공

KT SAT은 정지궤도 위성을 운용하면서 축적한 경험이 저궤도 위성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도와 이동방식, 운용 규모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관제 매커니즘은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KT SAT은 독보적인 관제 능력을 보여준 사례로 설계수명이 종료돼 폐기될 예정이던 무궁화위성 K6을 활용해 오세아니아(남반구) 시장을 개척한 것을 꼽았다. 당초 북반구 지향으로 설계된 K6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지역에 맞춰 위성의 궤도를 재배치하고, 위성의 자세를 180도 반전시키는 정밀 관제 기술을 선보였다.

앞으로 KT SAT은 반복적인 지상관제 업무는 AI에 맡겨 효율성을 높이고 ‘휴먼 에러(사람의 실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제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한 대규모 저궤도 위성군을 운영하기 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형상을 통합 관리하고, 단계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해 검증하는 등 본격적인 기술 확보에 나선다.

궁극적으로는 KT SAT이 축적한 위성 관제 역량과 KT그룹이 보유한 이동통신·AI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 역량을 결합해 지상과 우주를 하나의 네트워크 체계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기영 KT SAT 팀장은 “정지궤도 위성 시대부터 축적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저궤도 위성부터 6G 비지상망(NTN)까지 영역을 넓혀 한국,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지상과 우주를 연결하는 핵심 위성 운영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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