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시한폭탄’ 오명 벗나… 법원이 BMW 리콜에 손들어준 속사정


2018년 국내를 뒤흔든 ‘BMW 연쇄 화재’ 사태.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26년 8월 13일, 법원은 차주 120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전원 패소를 선고했다. 핵심 이유는 단 하나, “리콜로 결함이 시정됐다”는 것이다.
8년 만의 1심 판결…120명의 주장, 전부 기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각각 55명, 65명으로 구성된 두 건의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했다. 청구액은 각각 12억9000만원, 3억1000만원이었다.
원고 차주들은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재산상 손해 ▲브랜드 가치 하락 및 화재 공포에 따른 정신적 손해를 주장했다. BMW코리아가 EGR(엔진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을 인지하고도 차량을 수입·판매하고 결함을 은폐·축소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산상 손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리콜에도 불구하고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는 것이 판결의 골자다.
EGR 결함·은폐 주장, 법원은 왜 인정하지 않았나

2018년 국토교통부 민관합동조사단은 화재 원인을 EGR 쿨러 균열과 냉각수 누수로 특정했다. 냉각수가 흡기 계통으로 유입되면 카본과 오염물이 축적되고, 과열로 이어져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구조였다.
BMW코리아는 2018년 7월·11월, 2019년 1월 세 차례에 걸쳐 EGR 관련 리콜을 실시했고, 이후에도 자발적 리콜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이 리콜이 결함을 충분히 시정했으며, 리콜 이후 BMW 차량의 화재율이 다른 제조사 차량과 비교해 높지 않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삼았다.
BMW코리아가 ‘결함을 알고도 수입·판매했다’는 은폐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BMW코리아는 제조업자가 아닌 수입사에 불과하다”며, 독일 본사로부터 결함 차량 범위를 통보받은 뒤 리콜을 시행한 점에서 고의적 은폐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품질보증(워런티)과 관련한 주장에 대해서도 “보증 책임은 하자 부품의 무상 수리 의무에 한정되며, 중고차 가격 하락 같은 금전적 손해배상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