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심야 택시의 반전… 3배로 늘리자마자 들어간 ‘의외의 구역’


카카오모빌리티가 서울 강남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택시 ‘서울자율차’를 20일부터 2대에서 6대로 증차하고, 운행 구간을 교통약자 보호구역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심야 서비스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의 본격적인 확장이다.
국내 최고 난도 구간에서 쌓은 5개월
강남은 이륜차 빈번 운행, 불법 주·정차, 무단횡단 등 돌발 변수가 겹쳐 국내에서 자율주행 난도가 가장 높은 구간으로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바로 이 환경을 학습의 장으로 선택했다.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카카오모빌리티는 도심 특화 ‘AI 플래너’를 확장 적용해, 인지부터 제어까지 하나의 통합 AI 모델이 수행하는 E2E(End-to-End)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실제 도로에서 검증해 왔다. 이는 기존의 센서·지도·규칙 기반 모듈형 구조에서 딥러닝 기반 통합 구조로 진화하는 글로벌 흐름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자율차 유료 서비스는 8월 2일 기준 누적 유료 이용 1,000건을 돌파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20일부터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전체 규모를 7대에서 19대(에스더블유엠 13대·카카오모빌리티 6대)로 확대한다.
교통약자 보호구역 진입…국내 구역형 자율주행 최초

이번 확장의 핵심은 교통약자 보호구역 진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구역형 자율주행 서비스로는 국내 최초로 보호구역까지 운행 구간을 넓혔다. 어린이·노인·장애인이 자주 통행하는 고위험 구역에 로보택시가 들어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3축 안전 설계를 적용했다. 보호구역 진입 시 제한속도의 80% 이하로 자동 감속하고, 어린이·보행자의 돌발 행동에 대비해 급가속을 제한하며, 구역 진입 전후에는 자율주행 매니저에게 시청각 알림을 동시에 발송하는 방식이다. 속도·가감속·운전자 주의집중이라는 세 가지 축에서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설계다.
또한 알고리즘 경량화 및 센서 최적화를 통해 인지 성능과 처리 속도도 끌어올렸다. 보호구역에서 자율주행차가 작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안전 제어 시스템에 부여하는 신뢰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지표다.
주간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2.3%의 벽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부터 강남 일대에서 주간 데이터 학습도 병행 중이다. 차량·보행자 밀도가 높은 낮 시간대 주행 데이터를 별도로 수집해 다시간대 통합 모델을 준비하는 것으로, 사실상 주간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사전 기술 검증이다.
다만 넘어야 할 현실적 장벽도 뚜렷하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강남구 일대에서 자율주행차가 합법적으로 승·하차할 수 있는 구간이 전체 도로의 단 2.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기술이 아무리 앞서도 인프라·규제의 병목이 해소되지 않으면 서비스 확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현재 서비스는 약 20.4㎢의 강남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안에서만 허용되며, 카카오T 앱 호출도 구역 내 출발지·목적지를 설정해야만 활성화된다.
이용 요금은 시간대에 따라 4,800원에서 6,700원으로 책정돼 일반 심야 택시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 현재는 안전을 위해 운전석에 시험운전자가 동승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완전 무인 단계로 전환하려면 추가적인 기술 검증과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