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값 인상 도화선 되나… 자동차 공장 87곳에 내려진 정부의 ‘환경 초강수’


최대 10종의 환경 인허가를 한 번에 받는 ‘통합환경허가’ 제도의 그물망이 자동차·이차전지·음료·식품 등 제조업 전반으로 확장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3일 환경오염시설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계획을 발표했으며, 입법예고 기간은 8월 26일부터 10월 6일까지다.
이번 개정으로 새로 대상에 포함되는 업종은 자동차, 이차전지, 비알코올 음료, 유지 및 낙농제품, 기타 식품, 판유리, 고무제품 제조업 등 7개다. 추가 편입되는 사업장 수는 총 183개에 달한다.
이번 개정안은 규제 확대와 완화가 동시에 담긴 패키지 개편의 성격을 띤다. 인허가 대상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행정 부담 완화와 인센티브를 함께 담았기 때문이다.
2028·2029년 순차 시행…유예기간 최대 4년
새로 편입되는 7개 업종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시행된다. 비알코올 음료·유지·낙농·기타 식품 등 3개 업종(96개 사업장)은 2028년 1월부터, 자동차·이차전지·판유리·고무 등 4개 업종(87개 사업장)은 2029년 1월부터 적용된다.
기존 사업장에는 시행일로부터 4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식품·음료 업종은 2032년까지, 자동차·이차전지 업종은 2033년까지 통합허가를 받으면 된다.
통합환경허가를 받으면 기업은 기존에 각각 제출하던 최대 73종의 신청서 대신 ‘통합환경관리계획서’ 1건만 내면 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사업장별 맞춤형 허가배출기준을 설정하고 최적가용기법(BAT)을 적용할 수 있는 관리 수단을 확보한다.

검사 주기 5년까지 완화…대행업자 역할 확대
이번 개정안에는 규제 완화 조치도 함께 담겼다. 통합환경허가 사업장이 매년 제출해야 하는 연간 보고서를 ‘통합허가대행업자’가 대신 작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행업자의 자체 점검이 우수하다고 평가될 경우, 기존 1~3년이던 정기검사 주기를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정기검사 주기 연장은 자체 관리 역량이 높은 우수 사업장에 대한 인센티브로 작용하는 동시에, 감시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여지도 있다.
발전업종 사업장의 경우, 당국의 급전지시로 설비를 급정지·재가동하는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가 일시적으로 기준을 초과하면 관련 부과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중소기업 관리인 자격 완화…이차전지·자동차 업종 ‘ESG 정합성’ 과제로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부담도 일부 완화됐다. 환경 분야 8년 이상 경력자가 통합환경관리인 교육을 이수하면, 법정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통합환경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경우에는 1년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자동차·이차전지 업종의 국내 통합허가 편입이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배터리 규제 등 글로벌 공급망 환경 요구와 얼마나 정합적으로 맞물릴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이번 개정안은 기후·에너지·환경정책협의회의 의견 수렴과 국무조정실 민관 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과의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