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 ‘비상 해제’… 현대모비스·하나은행 손잡고 내린 ‘결단’


신용등급도, 담보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1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해 온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에게 새로운 자금 통로가 열린다. 현대모비스가 하나은행·기술보증기금과 손잡고 5000억 원 규모의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하나은행, 기술보증기금과 ‘상생보증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이호성 하나은행장, 권형택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이 참석한 이번 협약식은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 금융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추진됐다.
프로그램은 오는 9월부터 본격 운영되며, 현대모비스는 향후 국내외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300억 출연금이 5000억이 되는 구조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레버리지형 협약보증’ 구조다. 현대모비스와 하나은행이 기술보증기금에 총 300억 원을 출연하면, 기술보증기금은 이를 바탕으로 최대 5000억 원 규모의 대출 보증 한도를 조성한다. 출연금 대비 약 16.7배에 달하는 보증 재원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 구조는 현대차·기아가 지난 7월 기술보증기금·IBK기업은행과 체결한 반도체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60억 원 출연 → 1000억 원 보증)과 동일한 모델이다.
협력사는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을 기반으로 하나은행에서 연 3.9~4.9% 수준의 우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는 일반 중소기업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소개됐다.

‘담보 대신 기술력’…심사 기준을 바꿨다
기존 금융 지원 제도가 재무제표와 담보력 중심으로 운영된 것과 달리, 이번 프로그램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중심으로 보증 심사가 이뤄진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담보가 부족해 기존 제도의 혜택에서 소외됐던 중소·중견 협력사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 것이 핵심 차별점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자금이 단기 운전자금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의 R&D 투자와 생산설비 확충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로보틱스·반도체 등 현대모비스가 집중하는 미래 신사업 분야의 협력사 생태계 조성에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모비스의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16조 3247억 원, 영업이익 9752억 원, 당기순이익 1조 6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12.1%, 당기순이익은 13.5% 각각 증가했으며, 분기 매출로는 16조 원을 처음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