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도 완전히 뒤집힌다”… 모빌리티 산업 대격변 부를 ‘이 제도’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각각 등록·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국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소비자의 초기 전기차 구매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배터리 구독·리스·재활용 등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여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에서 불붙은 법제화 논의
9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다’ 세미나가 열렸다. 손명수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는, 전기차 배터리를 자동차의 단순 부품이 아닌 독립된 자산으로 취급하자는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정대진 KAMA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현행 제도에서는 자동차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배터리 리스·구독 등 새로운 사업 확대에 제약이 있다”며 “소유권 분리를 통해 금융·서비스·배터리 생애주기 관리를 결합한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명수 의원도 “전기차 대중화에 맞춰 국민이 부담 없이 전기차를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회 차원의 제도적·정책적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의 구조적 한계
현재 자동차관리법은 차량 전체를 ‘차체+배터리’가 묶인 단일 자산으로만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터리를 차량에 부속된 부품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배터리만 별도의 자산으로 인정해 금융상품이나 리스 상품으로 운용하는 데 구조적 장벽이 존재한다.
소비자가 차체만 사고 배터리는 리스·구독하는 구조, 또는 제조사나 리스사가 배터리 소유권을 유지한 채 차량을 판매하는 모델을 법제도상 구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권소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자동차 소유권 등록 제도가 존재하는 만큼, 차량과 별도로 배터리 소유권을 제3자에게 공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자동차관리법에 명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대여구동축전지 개념 신설,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 등록, 자동차등록원부상 배터리 대여자 표시, 배터리 대여사업자의 사업요건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보제공·성능평가 등 네 가지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권 변호사는 개정안의 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소유권 분리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자동차관리법 개정뿐 아니라 배터리의 안전·사후관리 책임을 명확히 할 세부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가 달라지는 거래 구조에 맞춰 보험제도·보조금 기준·과세 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 구독·리스·재활용·ESS
이종욱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배터리 소유권 분리에 따라 창출될 수 있는 신사업 지형을 제시했다. 배터리 구독·리스 서비스, 차량 이용 후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에너지 사업, 배터리 데이터·성능 평가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성장하는 생태계가 열린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가 체계화되면 동일 배터리가 차량→ESS→재제조의 순환을 거치며 활용되는 구조 설계도 가능해져, 자원 효율과 탄소 저감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