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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나왔는데 무죄” 법원의 황당 판결,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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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종료 19분 뒤 측정된 수치, 항소심에서 판단 바뀌어

마지막 음주 시각을 둘러싼 입증 문제…공소청 상고 포기

무죄 판결을 ‘맥주 두 잔까지 괜찮다’고 읽어선 안 되는 이유

술을 마신 뒤 운전했고, 측정기에는 0.033%가 찍혔다. 그런데 항소심 결론은 무죄였다. 음주운전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측정값과 함께 시간을 살펴야 한다. 단속할 때 나온 수치가 운전대를 잡고 있던 순간의 상태까지 증명하는지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갈렸기 때문이다.

측정기는 19분 뒤의 상태를 기록했다

10월 30일 전주MBC 보도에 따르면, 전북도청 소속 공무원이었던 피고인은 지난 6월 맥주를 마신 뒤 운전하다 적발됐다. 운전을 마치고 19분이 지난 시점에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0.033%였다. 1심에서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판단을 가른 것은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각이었다. 1심은 카드 결제 시각 등을 근거로 음주 종료 시점을 판단했다. 항소심은 동석자 진술과 대리기사 호출 시도 등 다른 정황도 살폈고, 더 늦은 시각까지 술을 마셨을 가능성을 받아들였다는 것이 보도의 내용이다.

전주지방공소청은 피고인 측 주장보다 이른 시각에 음주를 끝냈다는 점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상고를 포기했다. 술을 마신 사실 자체보다, 운전 당시 처벌 기준 이상의 상태였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했는지가 사건의 핵심이었다.

0.033%라는 숫자에 빠져 있던 시간

측정값이 나오면 논쟁도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단속 기준을 숫자로 정한 이유도 운전자의 느낌이나 설명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수치가 정확하다는 것과 그 수치가 과거의 상태까지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번 사건에서는 술을 마신 뒤 알코올농도가 변하는 과정과 운전·측정 사이의 시간차가 쟁점이 됐다. 측정 당시 0.033%였더라도 운전하던 순간에 처벌 기준을 넘었는지는 따로 판단해야 했다는 뜻이다.

카드 결제 시각도 곧바로 마지막 음주 시각과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계산을 마친 뒤 자리에 더 머물렀는지, 실제로 언제 술을 마셨는지에 따라 사건의 시간표는 달라진다. 법정에서 여러 정황을 살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요구할수록 수사의 기록도 정교해야 한다. 측정 결과와 음주 종료 시각, 운전 종료 시각을 연결하는 근거가 충실해야 처벌의 설득력도 높아진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실제 재판 결과 사이의 간격만 벌어진다.

무죄 판결을 내 운전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 ‘맥주 두 잔은 괜찮다’는 결론을 끌어내는 것은 잘못이다. 특정한 증거와 시간관계에 대한 판단을 모든 운전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측정이 늦어지면 무죄가 된다는 공식이 생긴 것도 아니다.

운전자는 출발하기 전에 자신의 상태가 나중에 법정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알 수 없다. 술의 양을 세거나 다른 사람의 판결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도 없다. 술을 마셨다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선택이 필요하다.

형사재판의 결론과 운전자의 책임 있는 선택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무죄 판결은 해당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는지에 대한 판단이지, 그날 운전이 바람직했다는 평가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돌아봐야 할 것은 시간 기록과 증거 확보다. 운전자가 새겨야 할 것은 판결의 빈틈이 아니다. 차를 두고 돌아오는 결정은 술자리에서 내려야 한다. 법정에서 운전 당시의 상태를 다투는 일은 그다음에 벌어지는, 피할 수 있었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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