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강한 車만 생존” 업체들 IT인재 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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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공식 출시하는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싼타페’에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이번에 출시되는 5세대 모델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NC)’으로 음성인식과 실시간 스트리밍이 가능해졌고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으로 해결할 수 있다. 5년 전 출시한 직전 4세대 모델에는 없던 기능들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며 자동차의 정체성이 바뀌고 있다. 소프트웨어 면에서 진화를 거듭하며 자동차가 이동수단에서 가전제품처럼 탈바꿈되는 것이다. 2030년에는 차량 생산 비용의 절반 가량을 소프트웨어 비용이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전 애플 서비스 부사장인 피터 스턴을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제품 등 고객경험 전략을 주도하는 새 사업부 사장으로 임명했다. 최근 미 제너럴모터스(GM)도 전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마이크 애벗을 GM 소프트웨어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일본 도요타는 기술직의 20% 수준이던 소프트웨어 인재 비중을 지난해 50%까지 확대했다. 일본 혼다도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수를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소프트웨어 경쟁이 치열해지며 SDV 전환에서 경쟁력을 잃으면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 리서치 기업 룩스리서치에 따르면 차량 1대당 생산 비용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20%에서 2030년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OTA 탑재 차량은 2020년 30%에서 2025년 7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완성차 업계는 SDV 전환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구독 모델 등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차량 판매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SDV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SDV 전환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소프트웨어 옵션을 제공하거나 구독 모델을 마련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식이다. 테슬라의 FSD(완전자율주행)가 대표적인 구독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기아 EV9가 올 5월 국산차 최초로 구독형 서비스를 적용했다.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라이팅 패턴 등을 구독해 사용하는 상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는 한번 팔면 더 이상 수익이 안 나는 제품이었다”며 “차량 판매 후에도 계속해서 수익을 마련하는 방법을 찾은 분야가 바로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도 SDV 전환을 위해 지난해 2025년까지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OTA 서비스를 기본 적용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8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6월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완성차 개발 중심 조직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를 적시에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담당 조직을 강화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앞으로 차량은 휴대전화에 바퀴를 붙이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는 종속적인 역할만 하고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 등의 기능을 얼마나 차별화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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