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도 부동산PF ‘안전지대’ 아냐…연체율 1.5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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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PF 연체율 1.11%

연말 자금유출 우려 겹악재

당국도 리스크 관리 강조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데일리안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데일리안DB

보험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석 달 만에 1.5배 넘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의 경우 선순위 위주로 대출을 낸 덕분에 다름 업권에 비해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많은 돈이 묶여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까지도 PF 사업여건이 나아지지 않아 건전성 부담이 커지면서 보수적이고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2.42%로 전분기 말 대비 0.24%포인트(p) 상승했다.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증권(13.85%) ▲저축은행(5.56%) ▲여신전문(4.44%) ▲상호금융(4.18%) ▲보험(1.11%)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은행은 0%대를 기록했다.

보험업계의 부동산 PF는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적다는 평을 받아 왔다. 선순위 비중이 높아 연체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치가 빠르게 악화되면서 이제는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대출잔액 비중이 크다는 점도 걱정을 더한다. 보험사들의 지난 9월 말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3조3000억원으로, 은행(44조2000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나머지 금융권의 관련 금액은 ▲여신전문 26조원 ▲증권 6조3000억원 ▲상호금융 4조70000억원 등으로 보험업계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에 금융권 내 부동산 PF 관련 건전성 부담이 커져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 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보험사들은 지난해에도 부동산 시장 자금 경색이 심각하던 차에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보험의 만기까지 겹치면서 자금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단기자금시장 경색의 여파로 부동산 PF 관련 유동화증권의 차환 리스크가 확대된 바 있다”며 자본시장 유동성 경색 재현시 부담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대비에 대해 강력히 주문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전날 하반기 보험사 내부통제 워크숍을 열고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보험사 대체투자와 부동산 PF대출 등 고위험 자산의 손실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자체 리스크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부동산시장 침체에 대비해 PF 대출자산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하고 사업장별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연말 저축성 보험과 퇴직연금 등 계약 만기로 인한 자금유출 수요를 감안해 유동성 대비를 철저히 하는 동시에, 필요 시 상황별 비상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채권 분산 매도와 자금 차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금융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PF 대출 연체율이 금융사의 적극적인 대손 상각 등으로 상승 폭이 축소되고 이번 달 들어서는 소폭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장기화에 대비해 금융사들이 보수적 시나리오에 기반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차피 금융권은 직·간접적으로 다 연결돼 있는 만큼 보험업계의 PF대출 구성이 선순위채 위주라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며 “금융시장 내 존재하는 불안에 대해서는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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