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국평 분양가가 14억? ‘천정부지’ 공사비에 ‘억’ 소리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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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공사비가 분양 가격 인상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공사비를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 간 줄다리기를 하거나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건비와 원자재 등 공사비가 떨어지기 힘든 구조여서 공사비 인상에 따른 정비사업 지형 변화가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정비 사업비 변동으로 인한 일반 분양가 추정치를 공지했다. 기존 3.3㎡당 3000만원대였던 것이 3.3㎡당 4250만원대로 크게 뛰어올랐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추정 공급가격은 기존 10억3867만원에서 14억8027만원으로 상승했다. 추정 분양가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당초 계약 당시보다 큰 폭으로 오른 공사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새 공사비는 두 자릿수 상승하는 등 가파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시공사 계약을 맺은 서울 조합 방식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26곳의 평균 공사비는 3.3㎡당 754만원으로 2022년 평균(673만원)보다 12% 올랐다. 

평균 공사비의 약 두 배인 3.3㎡당 1300만원인 곳도 나왔다.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16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 역대 최고가인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 공사비(3.3㎡당 1153만원)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눈치싸움도 이어진다.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조합은 전날 오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참여한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조합이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에서 3.3㎡당 920만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제시했는데,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치솟은 원자재 값, 인건비 등으로 당분간 공사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연내 공사비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파트 분양권과 입주권으로 시선을 돌리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 매매 거래량은 1만1006건으로 직전 분기(지난해 10~12월) 9729건 대비 13.1% 늘었다.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사례도 관찰된다. 오는 11월 준공을 앞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84㎡ 입주권은 지난달 21억404만원에 손바뀜됐다. 해당 평형대의 분양가가 13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7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셈이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분양권, 입주권 거래가 늘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프리미엄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다. 입지가 좋으면서 지금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곳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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