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랩은 플랫폼 아닌 ‘테크’…기업의 HR 파트너로 거듭날 것”[스케일업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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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랩은 플랫폼 아닌 '테크'…기업의 HR 파트너로 거듭날 것”[스케일업리포트]
이복기 대표. 사진 제공=원티드랩

원티드랩(376980)의 정체성은 플랫폼이 아닌 테크 기업으로 바뀐지 오래입니다. 직장인들의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모으고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인적관리(HR) 기업의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

이복기(사진) 원티드랩 대표는 1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HR 산업의 미래에 대한 소신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채용 업계의 표준이 된 ‘채용당 과금 모델’을 최초로 도입했던 원티드랩이 앞으로는 기업의 HR 파트너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2015년 창업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만 해도 전세계 HR기업들은 포스팅 광고를 기반으로 수수료를 받는 수익 모델을 추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서 “설립 당시부터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한 채용 당 과금 모델을 도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곳은 한국(원티드랩)이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원티드는 최종 합격 이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채용 상태가 유지되면 연봉의 약 7%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원티드랩은 플랫폼 아닌 '테크'…기업의 HR 파트너로 거듭날 것”[스케일업리포트]

원티드랩의 핵심 역량은 AI 엔진을 활용한 채용 서비스다. 구직자가 이력서를 올린 후 관심 있는 자리에 대한 직무, 자격요건, 우대사항 등을 입력하면 AI 알고리즘이 매칭률을 분석해 합격률을 예측한다. AI 매칭 알고리즘은 700만 개 이상의 합격 및 매칭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구직자에게 채용 매칭을 추천한 결과 일반 지원 대비 합격률이 4배 이상 상승하고, 채용에 소요되는 평균 시간도 90일에서 27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면서 “채용공고 개시, 지원, 서류합격, 최종합격, 3개월 이상 근무 여부 등 채용의 전과정에 대한 데이터를 수년간 축적했기에 가능했던 성과”라고 힘주어 말했다.

원티드랩은 단순 채용 매칭에 머무르지 않고 HR파트너를 지향하며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교육형 인턴십 프로그램 ‘프리온보딩 시리즈’, 프리랜서 매칭 서비스 ‘원티드긱스’, HR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원티드스페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원티드 ‘프리온보딩 인턴십’은 전공자, 주니어 경력자 또는 부트캠프를 통해 일정 수준의 기술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연계 교육형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원티드와 기업(파트너사)들이 함께 디지털 직무의 기술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한 기업의 채용을 돕는다. 한 회차는 최소 80명, 4주 과정으로 구성되는데 누적 수강생은 2700여 명, 누적 참가 파트너사는 120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프리랜서 매칭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원티드긱스는 필요에 따라 인력을 고용하는 ‘긱 경제(Gig Economy)’ 트렌드를 반영한 ‘프리랜서 전용 채용 서비스’다. 기업 또는 기관의 장·단기 프로젝트에 필요한 최적의 인재를 신속하게 매칭한다. 특히 다른 경쟁기업의 서비스와 달리 기업과 프리랜서 모두 원티드긱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전담 매칭 매니저’가 프로젝트 전반에 개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현재 개발, 디자인, 기획, 마케팅 콘텐츠 등 분야별 전문가 그룹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의뢰 받으면 매칭 전문가가 최적의 프리랜서를 직접 탐색한다”면서 “프리랜서 탐색부터 계약 종료까지 전담 매니저의 1:1 집중 관리를 맡는다. 기업 고객은 프리랜서의 업무 능력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고 급여 조율이나 미팅 일정 등도 논의할 수 있어 인력 고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각별한 공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커리어 설계’와 ‘글로벌 서비스’다. 원티드의 ‘커리어맵’은 개인의 커리어 목표 설정은 물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채용 및 기업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언어모델과 AI 매칭 등 회사의 기술 역량이 총동원된 서비스다.

그는 “이용자가 목표 연봉을 설정하면 앞으로 도전할 수 있는 ‘더 좋은 회사’와 확장 가능한 직무가 나뭇가지 모양으로 뻗어나가는 형태로 보여준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이직 계획을 세우거나, 목표 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 등을 고려해 자기주도적인 커리어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서비스도 대폭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과거에 채용당 과금 모델에 베팅을 걸었다면 이제는 ‘해외 인재’라는 화두에 우리 입장에선 나름의 큰 베팅을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까지는 블루칼라 위주로 채용이 이뤄졌지만 앞으로 정규직, 화이트 칼라 분야에서도 외국인 채용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본은 다른 아시아 국가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시장 규모가 크다. 우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최근에는 일본 최대 개발자 커뮤니티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일본 현지의 HR 관련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현재 30%에 달하는 일본 내 헤드헌팅 수수료도 15%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원티드랩은 창업 2년 만에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정도로 설립 초기부터 ‘본 투 글로벌’을 지향해온 회사다. 현재 원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중 15%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비욘드(Beyond) HR’이 가야 할 길이라고 단언했다.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HR 기업들은 이미 직장인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부동산, 미용실, 미디어 등 각종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추세다.

그는 “원티드랩은 연봉 데이터 외에도 직장인들이 연차별로 무엇을 고민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면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주거, 금융, 육아, 교육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티드랩은 플랫폼 아닌 '테크'…기업의 HR 파트너로 거듭날 것”[스케일업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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