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뻔 시승기] 렉서스 NX 450h+ F SPORT, ‘꽉 찬 육각형’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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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NX 450h+ F SPORT(에프 스포트)’. 렉서스의 고성능 F 라인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주행 세팅을 일부 차용한 모델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렉서스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NX 450h+ F SPORT(에프 스포트)’. 렉서스의 고성능 F 라인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주행 세팅을 일부 차용한 모델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 고성능 브랜드 ‘N’이 있기 전, 렉서스에는 F 라인이 있었다. ‘F’는 렉서스가 2006년 내놓은 고성능 퍼포먼스 라인으로, 일본 시즈오카현 고속 서킷인 ‘후지(Fuji) 스피드 웨이’의 앞 글자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마치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5년 발표한 고성능 브랜드 ‘N’이 현대자동차그룹 남양(Namyang)연구소와 모델 최종 성능 시험 장소인 독일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의 앞글자를 따온 것처럼 말이다.

오늘의 자동차, 렉서스의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NX 450h+ F SPORT(에프 스포트)’는 비록 고성능 모델은 아니지만 F 라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스포티함을 비롯해 렉서스 본연의 높은 안정감과 정숙함, 넓은 공간에 시원시원한 주행감까지 ‘꽉 찬 육각형’ 모양의 능력치를 갖춘 자동차다. 안정감과 공간, 출력 모두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욕심쟁이 운전자들이라면 이 녀석에게 주목해 보시길.

‘NX 450h+ F SPORT 전면부. F SPORT 모델 전용의 가로로 눕혀진 메쉬형 그릴이 멋스럽다.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전면부. F SPORT 모델 전용의 가로로 눕혀진 메쉬형 그릴이 멋스럽다. /사진=김현일 기자

F SPORT, 고성능 라인서 영감받은 디자인과 세팅 특징

NX 450h+ F SPORT는 렉서스의 중형 SUV ‘NX’의 최상위 트림 모델이다. F 라인의 레이싱 아이덴티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내·외부에 적용한 것은 물론 일부 부품에 약간의 성능 및 세팅 격차를 둬 일상에서도 스포티한 주행의 맛을 살릴 수 있도록 기획된 차다.

NX 450h+ F SPORT 좌측면부 모습. 푸른색의 전용 컬러가 멋들어진다.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좌측면부 모습. 푸른색의 전용 컬러가 멋들어진다. /사진=김현일 기자

우선 외부 디자인의 경우 기존 모델 대비 확실히 날렵함과 세련미가 더해졌다. 수직형이 아닌 수평형 마름모꼴 메쉬 그릴을 비롯해 △블랙 컬러로 마감된 전용 20인치 휠 △전용 배지(Badge) 장식 등이 눈에 띄는데, 여기에 F SPORT 모델 전용 외장 색상인 히트 블루 콘트라스트 레이어링(HEAT BLUE CONTRAST LAYERING) 색상 역시 한층 이 차의 속도감과 깊이를 더해준다.

NX 450h+ F SPORT 운전석 전경. 전반적으로 무난한 구성이지만 군데군데 F SPORT 모델 특유의 디테일이 숨겨져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운전석 전경. 전반적으로 무난한 구성이지만 군데군데 F SPORT 모델 특유의 디테일이 숨겨져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내부 역시 △스포티한 주행을 위해 지지력과 그립력을 높인 전용 시트와 스티어링 휠 △알루미늄 페달과 트림 △가죽 기어노브 △아날로그 타코미터 등으로 일반 모델과의 차별화가 이뤄졌다. 다만 내부 디자인이 본디 슴슴한 편이다 보니 조금 더 스포티하게, 과감하게 디자인이 이뤄졌으면 그 맛이 한층 살았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NX 450h+ F SPORT 1열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1열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그래도 실내 공간은 전체적으로 넓고 여유롭다. 2열 다리 공간(레그룸)과 머리 공간(헤드룸)도 넉넉하고, 트렁크도 깊게 잘 빠져 있다. 스피커의 경우 렉서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10 스피커)이 장착돼 있는데, 해상력도 괜찮고 1열에서는 소리가 전반적으로 괜찮게 잘 들리느 편이다. 2열에서는 약간 멀찌감치 소리가 들리는 느낌이 없잖아 있다.

NX 450h+ F SPORT 외부에 붙은 전용 배지. F SPORT가 아닌 일반형 모델에는 붙어있지 않다.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외부에 붙은 전용 배지. F SPORT가 아닌 일반형 모델에는 붙어있지 않다. /사진=김현일 기자

주행감도 전용 세팅으로 맛 살려… 한층 더 쫀쫀하다

주행감 면에서도 F SPORT 모델은 브레이크, 스테빌라이저 바, 서스펜션, 클러치, 섀시 등에서 전용 튜닝을 통해 운전의 맛을 더했다. 예민하게 세팅돼 밟는 대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브레이크, 그 어떤 브랜드보다 부드러운 스티어링 휠로 탁월한 핸들링 등 기존의 장점은 그대로다. 

NX 450h+ F SPORT 전용 20인치 휠. 일반 모델과 달리 블랙 컬러로 마감된 것이 특징.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전용 20인치 휠. 일반 모델과 달리 블랙 컬러로 마감된 것이 특징. /사진=김현일 기자

그 중 돋보이는 부분으로는 △주행 중 차체의 비틀림과 미세 진동을 빠르게 흡수해 핸들링·승차감·정숙성을 강화하는 ‘프런트 및 리어 퍼포먼스 댐퍼’를 비롯해 △험한 노면에서도 충격 흡수가 용이하며 안정적인 주행 자세를 유지해 주는 ‘가변 제어 서스펜션’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덕분에 일반 NX 450h+와 동일한 2.5ℓ L4 엔진을 탑재하고 있음에도 한층 발전한 승차감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렉서스 측의 설명.

NX 450h+ F SPORT 모델 내부 드라이브 모드 조절 노브. 오른쪽으로 두 번 돌리면 SPORT +(스포츠 모드 플러스) 단계로 진입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모델 내부 드라이브 모드 조절 노브. 오른쪽으로 두 번 돌리면 SPORT +(스포츠 모드 플러스) 단계로 진입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특히 스포츠 모드 위에 존재하는 SPORT +(스포트 플러스) 모드의 경우 그야말로 이 차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켜면 한 단계 위의 고속 주행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다가도, 뻥 뚫린 도로에서 액셀을 꾹 밟는 순간 일반 SUV에서는 나올 수 없는 속도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맛이 기가 막힌다.

NX 450h+ F SPORT 스티어링 휠. 가운데 렉서스 로고가 크게 박혀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스티어링 휠. 가운데 렉서스 로고가 크게 박혀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심지어 세단이 아닌 SUV임에도 놀라운 정도의 고속 주행 안정감을 선사하는데, 기존에 렉서스의 특징과도 같은 안정적이면서도 쫀쫀한 승차감에 이 모델 특유의 세팅이 더해진 것이 확실히 효과를 발휘하는 모습이다.

역시 오래전부터 초고속 브랜드를 만들어왔던 만큼 이러한 속도감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속 주행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너무 잘 알고 있는 느낌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더니, 그 말이 딱 어울리는 녀석이다.

NX 450h+ F SPORT를 약 20km 주행한 뒤에 클러스터에 표시된 연비는 17.4km/ℓ였다. 고속주행을 일부 활용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높은 편.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를 약 20km 주행한 뒤에 클러스터에 표시된 연비는 17.4km/ℓ였다. 고속주행을 일부 활용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높은 편. /사진=김현일 기자

게다가 이 차는 무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EV 모드 주행거리가 하이브리드 대비 배는 긴 만큼 SPORT + 모드에서 전기차의 강력한 토크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약 20km를 주행했을 때 클러스터에 나타난 총 평균 연비도 17.4km/ℓ로 고속 주행이 가능한 것 치고는 높은 편으로 나왔다. 속된 말로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정도는 아니지만, 고성능 모델에서 이 정도 연비면 감지덕지다.

NX 450h+ F SPORT 뒷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NX 450h+ F SPORT 뒷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렉서스’라는 이름 없으면 더 잘 팔릴지도…?

여러모로 괜찮은 모델임에도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하는 느낌인 NX 450h+ F SPORT. 아무래도 편안함과 정숙성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렉서스에 스포티함을 요구하는 고객이 드문 만큼, BMW의 M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등 타사 고성능 모델들 대비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애초에 국내에서는 렉서스가 중장년층을 메인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인데다, 젊은 고객들은 ‘이 가격이면 독일차’ 하는 경향도 없진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특출난 장점 없이 어정쩡한 차들은 주목받기 힘든 요즘, NX 450h+ F SPORT와 같은 ‘만능형 자동차’가 귀하다는 사실은 다소 분명해 보인다. 전반적으로 고르고 높은 밸런스에 일반적인 차량답지 않은 강력한 한방까지 갖춘 녀석인 만큼, 앞으로 지금보다는 그 주목도가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기자에게 묻는다… “이 차 살까요? 말까요?”

사세요! → 안정성·정숙성·넓은 공간, 강력한 출력 모두 원한다면

사지 마세요! → 실내 디자인·옵션 중요하고, 고출력 필요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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