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느 증권사로 청약해야”…증권사 IPO 경쟁에 혼란스러운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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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엔진 최적화 기술이 적용될 3800CEU급 자동차운반선 넵튠 PHOS호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엔진 최적화 기술이 적용될 3800CEU급 자동차운반선 넵튠 PHOS호.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기업공개(IPO) 공모 청약이 진행될 때마다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한 개인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반복되고 있다. 수천만원의 증거금을 넣었는데 1~2주만 받거나 아예 1주도 받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한다. 지난 26일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증거금만 25조1015억원이 몰리며 올해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청약 경쟁률은 256 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참여자 수는 계좌 수 기준으로 약 105만 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사별 경쟁률에 따라 공모주를 받을 확률이 달라지는 구조 탓에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은 이번에도 치열했다.
 
상장 대표주관사 KB증권의 청약 경쟁률은 254.3대 1로 13조 4072억원어치의 물량이 신청됐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은 경쟁률 262.5대 1, 증거금 4조7715억원이 몰렸다. 하나증권 경쟁률은 253대 1, 증거금 4조5991억원이 모였다. 대신증권은 경쟁률 271.5대 1, 증거금은 1조2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경쟁률 239.9대 1, 증거금 1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받은 배정 물량은 KB증권이 119만4908주로 가장 많았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각각41만2037주,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10만3009주를 배정했다. 증권사별 비례 배정(신청 물량에 비례해 공모주 배정) 경쟁률은 대신증권이 약 543대1로 가장 높았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에 청약을 신청한 투자자는 균등배정으로 1주만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삼성증권의 균등배정 주식 수는 0.8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의 균등배정 물량은 5만 4477주인데, 청약 건수는 이를 넘어선 6만 8342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0주만 청약한 투자자들 중 약 20%는 1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청약을 주관하는 증권사들은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실시간으로 청약 경쟁률을 올린다. 다만 복잡한 셈법에 경쟁률만으로는 어느 증권사가 유리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이다.

공모주 배정 방식은 청약한 사람 수에 비례해 1/N로 할당 및 배정하는 균등 배정, 청약 증거금에 비례해 1/N로 할당·배정하는 비례 배정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물량의 50%는 균등 배정, 50%는 비례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리를 알아도 경쟁률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직접 계산 하기는 쉽지 않다.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 투자에 참여했던 한 개인 투자자는 “균등배정 주식수만 놓고 보면 삼성증권이 제일 낮지만 경쟁률을 고려해 삼성증권 계좌를 이용했지만 1주도 못받았다”며 “앞서 상장한 에이피알도 그렇고, 대체 누가 물량을 배정 받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쟁률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바로 알 수 없다”며 “최대한 우대 사항이 많은 증권사를 고르는 것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노린 공모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거금 대비 받을 수 있는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균등배정에도 결국 가족들의 계좌를 이용한 중복청약이 가능해 높은 경쟁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청약 신청을 할 때부터 배정 물량을 차등 배분하는 등 여러 조건이 있어야 ‘눈치 싸움’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단타족 근절도 필요하다고 업계는 말한다. 또 다른 금융투자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테마주처럼 접근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6개월~1년 기간을 두고 특정 기간 미만에 매도한 뒤 얻은 차익에 대해서는 종합과세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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