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銀, 윈저글로벌 1200억 집행 25일 투심위… 무산시 인수자 측 200억 날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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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지오가 판매 중인 '윈저'. /조선DB
디아지오가 판매 중인 ‘윈저’. /조선DB

파인트리자산운용의 윈저글로벌 인수와 관련한 1200억원 대출 여부가 오는 25일 결정된다. 만약 인수금융 조달이 무산된다면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이미 납입한 인수대금 중 최소 200억원을 날릴 위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윈저글로벌 인수금융 주선사로 나선 우리은행은 25일 오전 최종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인수금융 실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당초 ‘최선노력조항(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조항)’을 내걸고 파인트리와 계약했기 때문에 투심위에서 번복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앞서 윈저글로벌 매각 주체인 디아지오는 작년 10월 2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디아지오가 오늘 윈저글로벌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매각을 완료했다(Diageo has today signed and completed the sale of Windsor Global)”고 밝힌 바 있다. 코너 닐랜드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이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이메일에도 이 같은 내용과 함께 “금일부로 윈저글로벌은 PT W(윈저글로벌 인수를 위해 설립된 법인)가 100% 소유한다”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인수금융 1200억원을 지원키로 했던 우리은행이 아직 기표(대출 실행)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선비즈 취재 결과 드러났다([단독] 파인트리, 윈저 인수 대금 아직 납입 못 해… 우리은행이 1200억 댄다). 전체 매각대금 2000억원 중 1200억원이 납입되지 않았는데 매매가 종결됐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인수금융 1200억원 가운데 일부를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신디케이션(금융 회사들이 차관단을 꾸려 공통의 조건으로 단일 차주에게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내부와 신디케이션으로 참여하기로 한 일부 금융사 관계자들 사이에 윈저글로벌 인수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담보인정비율(LTV)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인수금융 LTV는 40~60% 수준으로 책정되는데, 윈저글로벌의 경우 최고치인 60%가 적용됐다.

이번 윈저글로벌 매각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자본금 1000만원짜리 법인 PT W가 설립되고 불과 열흘 뒤 파인트리가 전환사채(CB) 형태로 500억원을 투자했다(☞[단독] 윈저글로벌 인수 주체는 현 대표 미성년자 아들이 설립한 회사… 운용사는 500억 투자). 일반적으로 CB 투자는 중순위 투자이기 때문에 후순위에 에쿼티(지분) 투자가 깔려 있어야 한다. 후순위는 주식 투자로, 상황에 따라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PT W의 경우 후순위가 자본금 1000만원밖에 없었다. 즉 CB를 보통주로 전환하기 전까진 에쿼티 1000만원에 500억원 이상의 부채(CB)로 윈저글로벌을 인수한 초고도 레버리지 거래를 한 셈이다. 이런 딜에 LTV 60%를 적용해 주는 게 과연 합당한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회사가 벌어들일 돈을 근거로 미래채권담보대출을 해주는 것이라고 쳐도 무리가 있다. 윈저글로벌의 최근 연간 영업이익은 200억~300억원대다. 그중 200억원을 모두 인수대금 상환에 쓴다고 가정해도, 원금만 10년간 갚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25일 투심위에서 인수금융이 무산된다면, 최악의 경우 윈저글로벌 매각 딜 자체가 엎어질 위험이 있다. 매각 주체인 디아지오 측은 당초 매각대금의 10~20%를 환불 불가능한 계약금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트리가 이 조건을 받아들여 500억원을 납입했다면, 그중 200억~400억원을 날릴 수 있는 셈이다. 만약 파인트리의 펀드에 국민연금 등 공적자금이 출자됐다면 이 역시 매몰비용으로 손실 처리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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