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꺼리는 빌라, 매매시장선 빛난다…강서 화곡동 빌라 80%가 상승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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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최근의 빌라 포비아 현상은 정확히 말하면 ‘빌라 전세 기피 현상’에 불과해요. 빌라 세입자분들이 아파트에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가격이 워낙 높아 갈 수가 없죠. 집주인들은 지금 당장은 빌라 가치가 낮으니까 월세로 돌리고 처분하려고 하지 않아요. 최근엔 매수자들이 늘어가는데, 정작 매물이 없어요.”(문정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빌라는 통상 임대차를 놓으려는 투자자가 많이 찾죠. 하지만 요즘은 실제 거주하려는 매수자가 크게 늘었어요.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너무 비싸고, 전세는 위험 부담이 높으니까 매매가격과 전세금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는 ‘차라리 빌라를 사버리자’ 하는 거죠.” (거여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최근 몇 년 간 전세 사기, 역전세 여파로 주택 시장에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빌라를 찾는 실수요자가 늘고, 매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거래된 빌라는 직전 가격보다 상승한 거래도 증가하는 추세란 설명이다.

[땅집고] 서울의 한 빌라 밀집지역. /조선DB

■ 빌라 포비아?, 전세만 기피…매매는 상승 거래가 압도적

7일 땅집고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빌라 밀집 지역인 강서구 화곡동의 경우 4월 한 달간 매매 거래된 연립다세대 주택 총 91가구 중 73건(80%)이 모두 직전 가격 대비 상승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기로 악명이 높고, 경매에 나오는 매물도 가장 많은 화곡동에서 최근들어 빌라 매수세가 늘고 상승 거래도 잇따라 주목을 끈다.

[땅집고] 2024년 4월 강서구 화곡동 연립, 다세대 실거래 건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지난 몇 년간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 위험 등에 따라 전세 보증사고가 늘어나면서 주택 시장에선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으로 작년 1분기(7973억원)보다 80%(6381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빌라 전세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했는데, 이러한 조치가 빌라 전세 가격을 더 하락하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요건이 ‘공시가격 150%’에서 ‘공시가격의 126%’로 낮춰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전세금 한도가 줄게 됐다.

지난 부동산 호황기에 무리한 갭투자로 빌라를 사들인 경우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도 늘었다. 경·공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가 총 145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2006년 5월(1475건)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빌라 포비아 현상이 소수 갭투자 위험 매물 등 빌라 전세 시장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빌라 매매가격이 아파트에 비해 크게 하락하지 않았고,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가 꾸준해 오히려 공급 부족을 우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빌라 매매가격은 다소 하락했지만, 아파트만큼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7일 국토교통부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 중위가격은 지난 3월 기준 2억7500만원으로 2022년 3월 2억8500만원보다 1000만원(3.5%%) 낮아졌다. 같은 시기 서울 아파트의 경우 중위매매가격이 9억6950만원에서 8억5600만원으로 11% 감소했다.

빌라의 거래량도 작년보단 증가세다. 7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2583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8% 증가했다. 이에 비해 공급은 줄었다. 같은 시기 준공 물량은 1만1387가구로 지난해 1분기보다 40.1% 감소했다.

■ “아파트에 다 살 수 없어”…빌라 수요 여전한데, 현장선 “매물 없어요”

빌라 밀집 지역에 있는 업계 관계자들은 빌라 기피 현상이 있다고 해서 수요자가 사라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택 경기 침체로 지난해 공급이 줄면서 매수자가 작년보다 크게 늘고, 매물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고덕동 정현호 조은동네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수요자들이 빌라 전세를 기피하지만 그렇다고 빌라 전세 대신 아파트 전세로 가기엔 가격 부담이 크다”며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세금과 매매가격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매매를 하면서 오히려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송파구 양명신 우리써브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주인들은 지금처럼 빌라 가격이 낮아진 시점에 빌라를 처분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월세를 받으면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경매로 나오는 매물들은 신축했는데 분양이 다 안 된 매물이거나, 무리한 갭투자로 전세금 반환 여력이 없는 집주인이 보유한 소수 주택들에 불과하고 일반 빌라 시장에선 적정한 가격대 빌라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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