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AI 활용 고도화…서비스 차별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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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기술 개발해 MTS·자산관리 적용 ‘확산’

핀테크업체 투자·협업도…리스크관리 과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에셋증권의 ‘웰스테크’(왼쪽)와 KB증권의 ‘Stock AI’ 서비스 이미지.ⓒ각 사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에셋증권의 ‘웰스테크’(왼쪽)와 KB증권의 ‘Stock AI’ 서비스 이미지.ⓒ각 사

증권사들이 자체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면서 올 들어 AI를 활용한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AI 기능을 적용한 서비스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자산관리 영역 전반에 걸쳐 확대되며 각 사별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AI 서비스가 단순 업무를 뛰어넘어 MTS와 투자 정보에 자체 기술을 결합해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부터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통해 생성된 기업분석 리포트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은 기업의 실적 발표 후 5시간 가량 소요되는 분석·리포트 작성 작업을 5~15분 이내로 단축해 분석 리포트로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미국 상장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전략을 생성할 수 있는 ‘웰스테크’를 자사의 MTS에 출시하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의 AI 비중 추천 기능은 미래에셋이 가장 역점을 두고 개발한 솔루션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기조와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각기 다른 성향에 맞춘 초개인화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그간 서비스가 꾸준히 발전하면서 올 들어 증권사들은 자체 기술의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를 두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KB증권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양방향으로 맞춤형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Stock AI’ 서비스를 지난 3월 MTS에 적용했다. 그간 생성형 AI 기반의 투자 정보를 단방향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챗GPT와 동일한 ‘대화형’은 최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IBK투자증권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AI 자산배분 서비스’를 개발한 데 이어 올해 4분기에는 생성형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투자 정보 서비스를 탑재한 차세대 MTS를 공개할 예정이다.

AI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도 강화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전날인 9일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업체 콴텍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사의 연금저축 계좌를 개설해 콴텍 연금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90억원을 들여 콴텍의 전략적 지분 투자에 나선 뒤 퇴직연금과 자산관리 사업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AI 마케팅솔루션 기업 오브젠과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후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올 초에는 직접 고객이 입력한 개인정보와 투자성향·투자계획·소득정보 등을 바탕으로 AI가 적합한 로보어드바이저 랩(WRAP) 상품을 추천해주는 ‘MY AI’서비스도 내놨다.

업계에선 향후 AI 기술이 자본시장의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정지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고 향후 맞춤형 서비스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개인 및 기업정보가 노출되거나 악용되지 않도록 명확한 리스크 관리 체계와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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