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오면 부자들 떠난다더니…럭셔리 주택 더 팔렸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자.[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2/50887_44642_3925.jpg)
‘뉴욕 탈출(Escape from New York)’은 웨체스터카운티와 플로리다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즐겨 쓰던 말이기도 했다. 뉴욕에 사회주의 성향의 시장이 들어서면 부자들이 죄다 짐을 싸서 떠날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았다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뉴욕시장에 당선된 뒤, 뉴욕의 백만장자·억만장자들이 대거 탈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회사 더글러스 엘리먼(Douglas Elliman)과 감정평가사 밀러 새뮤얼(Miller Samuel)이 공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11월 맨해튼에서 400만 달러 이상 주택에 체결된 매매 계약은 176건으로 집계됐다. 10월 141건에서 한 달 만에 25% 늘어난 규모다. 보고서는 400만 달러 이상 주택의 신규 계약 증가율이 맨해튼 전체 시장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분석했다.
올샨 리얼티(Olshan Realty)도 맨해튼 고급 주택 매수세가 살아났다고 진단했다. 이 회사가 낸 최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마지막 주에 맨해튼에서 400만 달러 이상 주택 계약이 17건 체결됐는데, 이는 지난 10년 ‘추수감사절 주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올샨 리얼티 집계 기준 10월 맨해튼 고급 주택 거래는 115건이었으나, 11월에는 151건으로 31% 이상 늘었다.
이 같은 뉴욕 부동산 호황은 불과 몇 달 전과 정반대 흐름이다. 당시 뉴욕 상류층 일부는 민주사회주의자 맘다니가 시장이 되면 짐을 싸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맘다니는 강제퇴거 보호 강화, 임대료 동결, 연간 1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의 소득에 2%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 등을 주장해 왔다.
맘다니가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깜짝 승리를 거두자, 뉴욕 북쪽 교외 지역인 웨체스터 일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지역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컴패스(Compass) 소속 해리슨팀의 잭·헤더 해리슨은 리얼터닷컴(Realtor.com)에 “맨해튼 거주자들로부터 교외 주택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부동산 업계 인사들은 실제 데이터는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올샨 리얼티의 창업자이자 대표 도나 올샨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른바 ‘맘다니 효과(Mamdani effect)’ 같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뉴욕을 탈출할 것이라는 얘기는 과장됐다. 숫자가 전혀 그런 이야기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했다.
밀러 새뮤얼 대표이자 CEO인 조너선 밀러는 포춘과 인터뷰에서, 부유층이 뉴욕 고급 부동산을 사들이는 흐름은 올해 내내 계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밀러는 “2025년 내내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전체 거래 건수는 늘었고, 가격도 올랐고, 매물 증가 속도보다 거래 증가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임대료와 임대 거래도 늘었습니다. 특히 10월과 11월이 두드러집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일종의 ‘입소문 서사’인데, 일화(anecdote)를 아무리 모아도 데이터가 되진 않는다”고 했다.
밀러는 고소득자가 뉴욕에 오거나 남아 있을 이유도 충분하다고 본다. 월스트리트는 2024년 강한 장세에 힘입어 1987년 이후 최대 규모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보상 컨설팅사 존슨 어소시에이츠(Johnson Associates)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도 월스트리트의 또 다른 ‘대박 해’가 예상되면서 투자은행가·트레이더·자산관리 전문가들의 보너스가 최대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을 떠나는 부자에 대한 ‘공포 시나리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팬데믹 초기에도 많은 이들이 부유층이 교외 별장으로 떠나면서 뉴욕이 텅 비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부유층이 도시를 떠나긴 했지만, 뉴욕주는 2020~2021년 사이 백만장자가 약 1만 명 늘었다는 통계를 내놨다. 맨해튼 인구는 2022년에만 1만 7500명 증가했는데, 대부분 다른 보로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뉴욕시는 팬데믹 이전까지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0년 기준 인구는 880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최근 집계는 약 850만 명 수준이다. 도시는 1970년부터 1980년 사이 거의 100만 명이 줄었다가, 그 이후 코로나19 충격이 오기 전까지 꾸준히 인구를 회복했다.
2022년에는 인구가 836만 명까지 내려가 저점을 찍었지만, 그 뒤 2년 동안은 더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시 도시계획국은 2025년 5월 발표에서 최근 2년간의 성장세를 두고 “팬데믹 기간 인구 감소는 일시적인 충격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밀러는 “맘다니의 향후 정책이 뉴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하면서도 “백만장자들이 집단 이탈할 것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전형적인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 사례다. 아무도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글 Sasha Rogel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