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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낙관 “20년 뒤 노후 자금? AI 쓰나미 앞에선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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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워싱턴=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워싱턴=AP/뉴시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AI와 로보틱스가 몰고 올 ‘초음속 쓰나미’ 때문에 은퇴를 위한 저축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희소성이 없는 ‘풍요의 세계’를 만들 것이기 때문에, 10~20년 뒤를 대비해 노후 자금을 차곡차곡 쌓는 데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테슬라(Tesla)와 스페이스X(SpaceX)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자신이 “대부분의 사람보다 더 낙관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금융 전문가들이 흔히 하는 조언과는 정반대로 “먼 미래의 둥지 자금(nest egg)을 만드는 일로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피터 디아만디스(Peter Diamandis)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문샷츠(Moonshots with Peter Diamandis)’에 출연해 “10년, 20년 뒤 은퇴를 위해 돈을 모으는 일로 걱정하지 말라”며 “그땐 중요하지 않게 될 것(it won’t matter)”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논리는 빠르게 성능이 개선되는 AI, 로봇, 에너지 기술이 세상을 바꾸면서 개인의 임금·저축·생활수준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해진다는 전망에 기대고 있다.

머스크는 2030년이면 AI가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기적으로는 지구에 인간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전통적인 ‘일자리’ 자체를 서서히 대체할 것이며, 특히 화이트칼라(white collar) 직무가 먼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머스크는 “원자를 직접 다루는 수준의 작업이 아니라면, AI는 지금도 아마 그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면 사람들이 상상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풍요(abundance)’가 가능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머스크는 미래가 단순한 보편소득(universal income)으로 귀결되는 게 아니라, 사실상 “원하는 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보편적 ‘당신이 원하는 걸 가질 수 있는’ 소득”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계에 이르면 개인의 임금 수준이나 저축 규모가 생활의 질을 결정한다는 전제 자체가 더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는 “저축이 없어도 AI가 5년 안에 지금보다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누구나 이용하도록 만들고, 상품·서비스·교육 기회의 ‘공급 한계’도 사실상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머스크가 과거 반복해온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10~20년 안에 일을 ‘선택(optional)’으로 만들고, 나아가 돈 자체를 덜 중요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해왔다. 머스크는 미래의 일을 생존을 위한 필수 노동이 아니라, 스포츠나 비디오게임 같은 ‘여가 활동’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미·사우디 투자 포럼(U.S.-Saudi Investment Forum)에서 “일하고 싶다면, 가게에서 채소를 사는 대신 뒷마당에서 채소를 키우는 것과 비슷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뒷마당에서 키우는 게 훨씬 번거롭지만, 그걸 좋아해서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전망이 나온 시점은 정작 많은 미국인이 저축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때이기도 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사에 따르면, 물가 상승과 임금 증가 둔화 등의 영향 속에서 미국 성인의 55%만이 ‘비상금(rainy day fund)’으로 3개월치 생활비를 마련해뒀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59%에서 낮아진 수치다.

또 절반이 채 안 되는 응답자만이 2000달러(약 200만~300만 원대)의 지출을 저축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설문조사들에서도 상당수의 미국인이 은퇴 자금이 부족하거나, 노후를 위해 따로 마련해둔 돈이 거의 없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다만 머스크는 ‘돈을 벌 필요가 없는 사회’가 장밋빛 결말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보편적 고소득이 사회적 불안을 동반할 수 있다고 보며, 사람들이 ‘의미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말로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다면, 그게 진짜로 원하는 미래인가”라고 되묻으며 “그것은 곧 당신의 일이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 글 Marco Quiroz-Gutierre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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