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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잠룡’ 뉴섬은 왜 억만장자세 칼날 꺾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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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억만장자세(Billionaire Tax Act)’ 도입에 반대하며 민주당 내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 진보 성향이었던 뉴섬이 부유층 편에 서면서, 억만장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당내 좌파 세력과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이는 ‘부자 증세’로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극명히 대비되는 행보다. 2028년 대선을 노리는 뉴섬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논쟁의 중심은 2026년 시행을 목표로 하는 주민발의안이다. 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초부유층 약 200명에게 자산의 5%를 일시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소득세와 달리 총자산을 합산해 직접 납부해야 한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이를 통해 확보할 수십조 원을 교육과 복지에 투입해 불평등을 해소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뉴섬은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언어로 응수했다. 그는 부유세를 “나쁜 경제학(bad economics)”이라고 부르며, 유권자 판단 이전부터 이미 캘리포니아에서 억만장자 ‘엑소더스(exodus)’가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이 주민발의는 “패배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못 박았고, 안건이 투표용지에 오르면 반대 캠페인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발의안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공언하며 자신을 지지해온 노조 및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진보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다.

실리콘밸리는 이 법안 때문에 패닉 상태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은 과세 기준일 전 거주지를 옮기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피터 틸을 필두로 한 테크 거물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뉴섬은 이를 ‘기부자 보호’가 아닌 ‘재정적 신중함’으로 포장하며 정치적 방어막을 쳤다.

뉴욕의 떠오르는 좌파 시장 조란 맘다니와의 대비는 선명하다. 맘다니는 “억만장자가 존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고, 부자 증세를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 의제 한가운데에 놓았다. 백만장자(millionaires)와 초고수익 기업을 겨냥한 추가 과세를 밀어붙이려 했다. 다만 맘다니 역시 트럼프와의 친분이나 현실적인 정책 조정 가능성을 보이며 좌우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뉴섬의 이런 행보는 오랜 ‘돈줄’인 부유층 기부자들과의 관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게티(Getty), 프리츠커(Pritzker), 피셔(Fisher) 가문 등 엘리트 가족들로부터 20년 넘게 수천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왔다.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역시 그의 든든한 우군이다.

결국 이번 싸움은 단순한 주 차원의 갈등을 넘어 포스트 바이든 시대 민주당 경제 정책의 방향타를 결정하는 대리전이다. 뉴섬의 도박은 명확하다. 억만장자에게 회의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자기 주의 부유세를 무산시킨 후보를 과연 대선 주자로 수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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