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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는 아니다, 96%만 냈을 뿐” 트럼프 관세의 ‘웃픈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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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는 미국 경제를 키우고 비용은 다른 나라가 낸다”고 말해온 지 거의 1년이 지났지만, 실제 부담은 거의 전부 미국 소비자에게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싱크탱크인 킬세계경제연구소(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는 공개한 연구에서 관세로 인한 비용의 96%를 미국인이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가 붙으면서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그 상승분 대부분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됐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를 발표하며 “수십 년 동안 미국은 가까운 나라와 먼 나라,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약탈당하고 수탈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관세가 오히려 미국인 지갑에서 더 많은 돈을 빼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무역 이슈에만 쓰지 않고 비무역 분야의 정치적 갈등에서도 지렛대로 활용해 왔다. 지난 주말에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가 그린란드에서 훈련을 명목으로 병력을 파견하자 유럽을 상대로 다시 관세 전선을 키웠다.

트럼프는 2월 1일부터 해당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6월 1일부터 25%로 올리겠다고 했다.

지난 19일에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가자 재건을 겨냥한 트럼프의 ‘평화 위원회(Board of Peace)’ 구상에 참여하지 않자 프랑스 와인에 2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영구 회원 가입에 10억 달러를 내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거론됐다.

이번 연구의 저자이자 킬연구소 리서치 디렉터인 율리안 힌츠(Julian Hinz)는 “외국이 관세를 낸다는 주장은 신화”라며 “데이터는 정반대를 보여주는데, 미국인이 비용을 내고 있다”고 썼다.

보고서는 수출 가격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고도 분석했다. 예컨대 2025년 8월 인도에 50% 관세를 부과한 뒤 인도발 대미 수출은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에 비해 18~24% 줄었다. 다만 수출업체들은 다른 시장으로 판매처를 돌리면서 가격을 깎거나 판매를 포기할 필요가 크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힌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관세라는 형태로 외국이 미국에 부를 이전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약 400만 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2500만 건 이상의 선적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출업체가 부담한 몫은 관세 비용의 4%에 그쳤고, 미국 수입업체가 관세 부담을 대부분 소비자에게 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로 세관 수입은 2000억 달러 늘었지만, 그 돈의 거의 전부가 미국 소비자가 낸 셈이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연구진은 이를 소비세와 비슷한 구조로 봤다. 소비자와 기업의 부가 관세 형태로 미 재무부로 이전된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관세가 미국 제조업을 되살릴 것이라고도 거듭 주장해 왔다. 그러나 보고서는 2025년 4월 이후 제조업 일자리가 매달 감소했고, ‘해방의 날’ 이후 11월까지 제조업 일자리가 6만 개 줄었다고 지적했다.

/ 글 Jacqueline Muni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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