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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로 넘어간 레버리지 논란, 몸사리는 증권가는 냉가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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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5.44% 하락 마감했다. 3일에도 소폭 반등하다 하락전환하는 등 5월 고점에서 폭락한 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3분기 들어 지속되는 증시침체로 증권업종 대부분이 바닥을 치고 있지만, 미래에셋증권의 하락폭은 유독 크다. 스페이스X로 대표되는 직접투자 성과로 상반기 주가가 워낙 크게 뛴 탓에 하락폭도 더 크다는 평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선 최근 정치권이 집중하고 있는 레버리지 책임론의 불똥이 미래에셋을 향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는다. 야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이른바 ‘레버리지 ETF 게이트’의 중심에 미래에셋이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투자자 손실규모가 54조원에 이른다고 언급하며 미래에셋그룹의 실적을 비교했다. 나 의원은 “정작 이 상품을 주도한 ETF 시장 1위 운용사 미래에셋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며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1조9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반기에만 순이익 9063억원을 휩쓸어 담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아들이 각각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의혹까지 제기했다. 나 의원은 레버리지 ETF 도입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한 김용범 실장과 이찬진 원장은 물론 이를 방치한 이억원 금융위원장까지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도입 과정 자체에 집중됐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문제가 정치권의 정치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그 중심에 서게 된 미래에셋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나 의원의 언급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선 자사의 실적이 실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답답함도 터져 나온다.

실제로 나 의원의 말처럼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에 1조895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세전이익으로는 2조5287억원을 벌었다. 그런데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자료를 보면, 이 중 무려 64%인 1조6242억원이 스페이스X 투자에 따른 평가이익이다.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면 세전이익은 9044억원으로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1조2690억원)에도 크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실적 발표 당시엔 성과의 핵심으로 자랑거리가 됐던 스페이스X 이익이 레버리지 성과로 둔갑해 오해를 사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증권업계 위탁수수료 수익을 들여다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당혹감은 더 커진다. 

앞서 같은 당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받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16개 상품의 증권사별 위탁매매수수료수익 자료를 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후 수수료수익이 가장 큰 증권사는 220억원을 번 한국투자증권이다. 80억원을 번 미래에셋증권은 NH투자증권(124억원), 키움증권(123억)보다도 순위가 뒤로 밀린다.

같은 의혹제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냉가슴을 앓고 있다. 사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단일종목레버리지 도입 당시 가장 수혜를 볼 운용사 중 하나로 꼽혔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에 참패한 수준으로 성과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5월 27일 이후 지난 8월 3일까지 해당 상품의 운용수익은 삼성자산운용이 32억원으로 5억원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크게 앞질렀다. 운용수익 비중은 삼성자산운용이 83%로 압도적이다. 삼성자산운용과 자산운용업계 1, 2위를 다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입장에선 경쟁사에 실적으로 두들겨 맞은 뒤 업계를 향한 비난만 독식하는 상황이다.

고위직 자녀가 재직중이라는 점도 미래에셋에 화살이 향하는 이유로 꼽힌다. 나경원 의원은 “이미 작년 9월 이찬진 원장과 김용범 실장의 아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다닌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며 “(이 원장과 김 실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심의과정에서 배제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김용범 전 실장의 아들과 이찬진 금감원장의 아들이 각각 재직중에 있다. 그런데 이들이 공채로 입사한 시점은 2022년으로 이미 4년 전 부모들이 민간인이던 때다. 김 전 실장의 아들은 현재 글로벌 지원부서에서, 이 원장의 아들은 경영혁신 지원부서에서 각각 대리급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이 원장의 아들의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직사실은 지난해 9월 취임 당시 먼저 언론에 공개됐다. 이후 금융위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 관련 모든 안건회의에서 이 원장을 배제하는 것으로 이해충돌 부분을 해소해 왔지만, 이번 레버리지 문제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김 실장의 경우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혹이 가중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일 김용범 실장의 사임 이후에도 이해충돌 의혹을 부각시키며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장 대표는 “개각도 피해간 김용범 실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유가 미래에셋 로비의 꼬리가 밟혔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있다”며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치권의 의혹제기가 구체적인 실적사실과 자녀들의 실질적인 취업현황을 고려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나 의원의 발언처럼 무관한 실적이 인용되기도 하고, 일부에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기도 한다.

해당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답답함을 호소하면서도 기업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해명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미 정치쟁점화된 사안에 자칫 잘못 휘말리면 더 큰 화를 부를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구체적인 팩트보다는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하기 때문에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별 기업이 야당 대표나 중진의원의 발언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상황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가을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서 이미 레버리지 문제의 정쟁화는 금융투자업계 전반으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자녀 취업문제로 직접적인 타깃이 된 미래에셋뿐만 아니라 레버리지 관련수수료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한국투자증권이나 삼성자산운용쪽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레버리지상품이 국내 증시 불안을 야기한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업계 대표자들이 국정감사의 증인이나 참고인 등으로 소환될 여지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국감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화두였는데, 당시 홍원식 iM투자증권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고,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등도 감사장에 출석해야만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국회에선 기업 사장들을 소환하려는 요구가 많은데, 올해는 증시가 워낙 주목받고 있어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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