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상장 전격 중단…프리마켓 주가 관망

SK하이닉스가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추진 검토를 전격 중단했다.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이 기존 SK하이닉스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논란이 커진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연일 금융당국 수장들이 중복상장 문제를 직접 거론하자 결국 상장 검토를 백지화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3일 개장 전 “자본시장 여건을 종합 고려해 솔리다임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와 IPO에 대한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논란은 SK하이닉스가 현지 생산시설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IPO를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미국 법인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중간지주회사인 AI컴퍼니를 통해 지배하는 손자회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서 솔리다임까지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최태원 회장→SK㈜→SK스퀘어→SK하이닉스→ AI컴퍼니→ 솔리다임으로 연결된다.
솔리다임이 프리IPO를 거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 외부 투자자가 지분을 확보하면서 SK하이닉스 주주들에게 귀속되던 미래 이익 일부가 새 주주들에게 배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당국도 솔리다임 상장에 연일 우려를 나타났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을 금융위원회와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종합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하고, 모회사(SK스퀘어,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 이행대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8월부터 시행중인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자회사가 국내는 물론 해외 증시에 중복상장을 추진할 경우에도 모회사인 국내 상장사는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평가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주주와 소통 또는 주주 동의 여부 확인 △이사회의 찬성 여부 결의 △관련 내용 공시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사례에서도 주주 보호 의무가 적용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SK하이닉스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상장 검토 중단을 발표한 직후 개장한 프리마켓에서는 2~3%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솔리다임 상장에 따른 SK하이닉스 주주가치 희석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향후 투자 재원 확보와 그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에 미칠 영향이 미지수로 남으면서 주가 흐름도 관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