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조각투자 거래소 논란에 “추가 인가 검토”
조각투자 거래소 인가를 둘러싼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여야 의원들은 조각투자 장외 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전관 채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NXT 프리마켓에서 발생한 SK하이닉스 주식의 이례적인 하한가 거래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앞서 조각투자 유통 사업자로 넥스트레이드와 KDX 2곳을 인가했다. 루센트블록은 탈락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선정 과정을 둘러싼 질의를 받았다.
이억원 “시장 상황 보고 필요하면 추가 인가 검토”

이억원 위원장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조각투자 거래소를 2개 사업자로 제한해야 한다는 법적 규정은 없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성이 있으면 그런 것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조 의원은 루센트블록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서에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유통 플랫폼 서비스’로 명시돼 있다며, 샌드박스가 발행과 유통을 모두 허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샌드박스 종료 뒤 루센트블록에 발행업과 유통업 중 하나만 골라 인가를 신청하도록 안내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규제특례 내용을 보면 발행을 준 것”이라며 “발행을 하면 그 품목은 유통이 돼야 하기 때문에 유통은 부수적인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둘 중 선택 안내에 대해서는 “이번 인가는 유통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답했다.
2018년 설립한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해온 스타트업이다. 2021년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돼 조각투자 증권을 발행하고 거래해왔다. 금융당국은 조각투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면서 발행과 유통 주체를 분리해 둘 중 한 가지만 인가하기로 했고, 루센트블록은 유통 사업자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금융위는 지난 2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대상으로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KDX)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NXT) 2곳만 선정했다. 루센트블록은 넥스트레이드가 컨소시엄 참여를 명분으로 사업자료를 받아간 뒤 독자적으로 인가전에 뛰어들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지만, 공정위는 지난 6월 무혐의로 판단했다. NXT 컨소시엄은 8월 본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여야 “청년들은 인턴이었나”… 김학수 “저의 불찰”

이날 여야 의원들은 조각투자 장외 거래소의 루센트블록 탈락과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 선정 과정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NXT 상근 경영진 7명 중 6명이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코스콤 출신이고 민간 출신은 준법감시인 1명뿐”이라며 전관 문제를 지적했다. 민 의원이 “7명 가운데 조각투자 시장에서 사업을 해 본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없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NXT가 최근 금융위 부이사관 출신을 추가로 채용한 것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전문성 때문에 뽑은 것”이라며 “신설회사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이어 “루센트블록 평균 29세 직원들에게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허세영 대표가 좌절감을 느낀 부분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당시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를 한 부분은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정훈 의원이 사업을 가져간 것 아니냐고 묻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규제 샌드박스 따로, 나중에 결정하는 것 따로 놀면 몇천만 원씩 모아 몇 년 동안 회사를 만든 청년들은 몇백억 들여서 인턴 한 거냐”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 창업자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노력이나 기술의 좌절감이 아니라 어른들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NXT 프리마켓서 하이닉스 1주 하한가 거래…”조사중”
이날 국감에서는 NXT 프리마켓이 시세조종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28일 NXT 프리마켓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1주가 전날 종가보다 29.99% 낮은 가격에 체결된 사례를 지적했다. 이 가격이 해외 SK하이닉스 연계 파생상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5740만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강제청산됐던 사례다.
박 의원은 “유동성이 없는 시간대에 소량의 현물을 극단적인 가격에 체결시키면 해외 파생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해당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 징후 확인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그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해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변동성완화장치(VI)와 단일가 매매 시스템을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