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뭘 볼까] 안락한 보금자리는 불가능한가? 영화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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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씨네소파
사진제공=씨네소파

◆ 오늘, 볼만한 작품을 추천합니다.

감독 : 정범, 허장 / 출연 : 임후성, 이수정, 이도진 등 / 제작 : DGC & 타이거시네마 / 배급 : 씨네소파 / 상영시간 : 90분 / 관람등급 : 12세이상관람가 / 개봉 : 11월20일

지적장애를 지닌 딸 고은(이수정)을 돌보는 아버지 문호(임후성)는 변변한 집 한 칸 없어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살아간다. 이혼한 도경(이도진)은 어린 딸을 키우며 택배와 대리운전으로 빽빽한 일상으로 전세살이하는 누나에게 맡겨 놓는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커녕 각자 하나 뿐인 딸을 돌보는 데에도 버거운 현실. 그런 두 사람 앞에 나타난 한 남자가 나타난다. 서울 근교 신도시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그는 도경과 고은의 ‘위장결혼’을 권유한다. 대가를 약속했음은 물론이다. 썩 내키지 않는 제안을 앞에 두고서도, 대가는 곧 자신들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자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고은은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문호는 딸에게 그저 소꿉놀이라며 달랜다.

도경의 반지하 셋방에 모여든 ‘가족’. 이들의 계획은 성공할까.

절대로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의 벽 앞에서 일말의 희망을 꿈꾸는 것조차 버거운 이들에게 다가온 유혹, 하지만 그만큼 쉽게 떨쳐낼 수 없어 마침내 한 발씩 조심스레 다가가려는 사람들. 영화는 얼떨결에 가족 아닌 ‘가족’이 된, 가진 것 없는 이들의 고단한 현실을 토로하며, 부동산으로 상징되는 사회적 욕망의 치졸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런 사이 현실의 벽은 결코 허물어지지 않지만, 가진 것 없어서 되레 서로를 나누려 애쓰는 이들의 분투가 눈물겹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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