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테이토 지수 74%] ‘원정빌라’, 이웃 간 갈등 그린 현실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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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빌라'는 다세대 주택을 배경으로 이웃 간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
‘원정빌라’는 다세대 주택을 배경으로 이웃 간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층간소음으로 이웃 간 살인까지 벌어지는 요즘,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하는 공포영화가 나온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영화 ‘원정빌라’는 재개발 승인을 기다리는 다세대 주택을 배경으로 이웃 간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원정빌라’는 주차공간, 층간소음 등으로 번번이 부딪치는 203호 청년 주현(이현우)과 303호 주부 신혜(문정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주현은 이웃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신혜를 못마땅해하던 중, 손에 들고 있던 사이비 종교 전단을 303호 우편함에 꽂아 둔다. 주현이 신혜를 가볍게 골탕 먹일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넣은 것인데, 이 전단지 하나로 인해 이웃과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는 아찔한 상황을 맞게 된다.

‘원정빌라’는 사이비 종교와 그 종교에 빠진 이웃들에게서 가족을 지키려고 하는 주현의 분투기이다. 영화는 그릇된 믿음에 빠져 순식간에 변해가는 이웃의 모습을 꽤 공들여 묘사한다. 빌라 재개발 추진위원회 대표를 맡길 만큼 건실한 청년으로 이웃에게 신임받던 주현은, 한순간에 공공의 적이 된다.

'원정빌라'에는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가 출연한다.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원정빌라’에는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가 출연한다.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영화는 낡고 오래된 빌라에서 벗어나 깨끗한 새 아파트로 가고 싶은 주민들의 욕망과 집착을 사이비 종교와 그릇된 믿음으로 연결시킨다. 이를 통해 사람이 얼마나 쉽게 현혹되고 휩쓸릴 수 있는지, 얼마나 맹목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원정빌라’의 공포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우연에 기댄 일부 설정들이 몰입력을 떨어뜨린다. 이야기가 매끄럽지 못해 메시지를 희석시키는 아쉬움도 있다.

‘원정빌라’는 ‘숨바꼭질’ 이후 오랜만에 스릴러 장르로 돌아온 문정희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상냥한 눈빛에서 광기 서린 눈빛까지 양극단의 모습으로 섬뜩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야기의 아쉬움에도 관객들은 문정희가 선사하는 긴장감에 붙들려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원정빌라’는 ‘경옥씨의 청춘’ ‘경수와 파란요정’ 등의 단편으로 실력을 쌓은 김선국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이다. 지난 7월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에 초청받아 주목을 받았다.

'원정빌라' 한 장면.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원정빌라’ 한 장면.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감독: 김선국 / 출연 :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 / 배급 : 스마일이엔티 / 제작 : 케이드래곤 / 장르 : 스릴러, 공포 / 개봉일: 12월4일(CGV)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86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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