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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인터뷰] 비팀리거의 반란, 한슬기가 그리는 슬기로운 당구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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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26시즌, LPBA 무대에서 가장 눈부신 조연이자 주연이었던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한슬기입니다.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 8강 진출자 중 유일한 비팀리거였던 그녀는 상금 랭킹 20위, 비팀리거 중 전체 2위라는 화려한 성적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중학교 시절 당구장 아르바이트로 큐를 잡기 시작해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프로의 자리에 선 한슬기. 에스와이 팀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딛고 다시 한번 결전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를 저희 FT스포츠가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Q. 요즘 비시즌인데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A : 지금은 친동생이 운영하는 당구장에 매일 나와 연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제 동생 한규식도 이번에 큐스쿨을 통과해 다음 시즌 1부 투어에서 함께 뛰게 됐어요. 이 당구장은 제가 프로가 되기 전 오픈 대회에서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동생과 내기 당구도 치고 당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가끔 손님들이 동생을 제 남자친구로 오해하시기도 해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기곤 합니다.

[PBA에서 함께 뛰고 있는 한슬기와 친동생 한규식 프로]

Q. 당구를 시작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다시 LPBA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과거 연맹 선수 시절에는 상금도 적고 대회도 많지 않아 경제적으로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때 당구를 접고 친언니와 장사를 하기도 했죠. 그러다 프로당구가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고, 함께 당구 쳤던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결국 와일드카드 기회를 얻어 다시 큐를 잡게 되었습니다.

Q. 지난 2025-26시즌은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A: 김현우 프로님께 공을 배우면서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그전까지는 성적이 좋지 않아 자신감이 바닥이었는데, SY 챔피언십에서 준결승까지 오르면서 이젠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멘탈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한 단계 성장한 전환점이 된 시즌이었습니다.

Q. 월드챔피언십 8강이라는 성적이 대단했지만, 당시 몸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A: 제주도 가기 전, 동생의 드림투어 일정 때문에 제가 당구장을 도맡아 운영해야 했습니다. 피로가 쌓인 상태로 대회에 나갔더니 경기 끝날 때마다 링거를 맞아야 할 정도였죠. 예선전에서는 몸이 너무 아파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운 좋게 플루크 샷이 들어가면서 16강에 올랐는데, 상대였던 임경진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어요. 오히려 컨디션이 회복된 8강에서 한지은 선수에게 패했으니 당구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Q. 한지은 선수에게 상대 전적 2패(세트 스코어 0-3)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한지은 선수가 저만 만나면 유독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워낙 실력이 좋은 선수라 그런지 저도 모르게 조금 주눅이 드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팀원이었기에 서로를 잘 알지만, 다음번에 만난다면 이번에는 반드시 세트라도 따내며 설욕하고 싶습니다.

Q.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역시 팀리그 복귀 여부입니다. 드래프트를 앞둔 심정은 어떤가요?

A: 월드챔피언십 8강 이후 주변에서 팀리그 복귀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드래프트 날짜가 다가오니 너무 긴장돼서 요즘 잠도 잘 안 옵니다. 팀리그 드래프트는 선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이니까요.

Q. 지난 팀리그 성적(승률 팀 내 1위)이 좋았음에도 방출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컸을 텐데, 본인이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처음 방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억울한 마음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보니 그 시즌 개인 투어 성적이 좋지 않았고 월드챔피언십에도 나가지 못했더라고요. 팀리그에 남기 위해서는 개인 투어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슬기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지난 시즌의 성과로 자신감과 애버리지를 모두 얻었습니다. 이제는 나이만큼이나 성숙한 당구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만약 팀리그에 다시 가게 된다면, 이미 경험해 본 만큼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팀에 확실히 기여하겠습니다. 팬분들의 응원이 저에게는 가장 큰 연료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한슬기를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한슬기는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화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아픔을 겪고 더 단단해진 그녀의 눈빛에서 다음 시즌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억울함보다는 실력으로 증명하겠다는 성숙한 자세,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한슬기의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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