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금메달 딴 한국 11번 누구야?” 중국이 외모에 먼저 반했다…박소희 경기 찾아보니 ‘33점 폭발’

올빼미기자 조회수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 기억나시죠.

한국이 일본을 75-70으로 이겼습니다. 일본 안방에서, 12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땄어요.

경기 얘기를 하면 이해란 선수의 득점, 강이슬 선수의 승부처 공격, 이소희 선수의 활약이 먼저 떠오를 겁니다.

그런데 우승 뒤 중국의 한 농구 사이트에서 따로 눈여겨본 번호가 있었어요.

11번. 박소희 선수입니다.

3번 강이슬 선수와 함께 사진이 여러 장 소개됐습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을 보다가 “저 선수는 누구지?” 하고 관심을 가진 거죠.

그런데 이름을 찾아보면 외모 이야기보다 훨씬 재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종료 16.6초 전 역전 3점슛.

한 경기 33점과 3점슛 7개.

전반에는 한 점도 못 넣다가, 플레이오프 4쿼터에 7점.

박소희는 이미 국내 코트에서 꽤 극적인 경기를 여러 번 만들었던 선수예요.

중국에서 관심을 가진 건 강이슬과 박소희, 두 선수였습니다

중국 농구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은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금메달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그중에서도 등번호 3번과 11번을 따로 소개했어요.

3번은 강이슬 선수입니다. 결승에서도 중요한 득점을 올렸으니 농구 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죠.

11번은 박소희 선수입니다.

두 선수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면서 서로 다른 분위기를 이야기했는데요. 여기서 주의할 점도 있어요. 게시물 하나와 일부 반응을 근거로 “중국 전역이 난리 났다”고 말하는 건 지나칩니다.

그래도 분명한 건 있습니다. 금메달을 딴 한국 팀을 보던 현지 농구 팬들의 관심이 박소희에게도 향했다는 것이에요.

박소희가 결승에서 20점을 넣은 건 아니에요.

먼저 경기 이야기를 정확히 해볼게요.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을 85-80으로 꺾고,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이겼습니다. 일본전에서는 이해란 선수가 24점, 강이슬 선수가 21점, 이소희 선수가 16점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어요.

그래서 박소희 선수가 화제가 됐다고 해서, 결승의 주요 득점 장면을 박소희의 활약처럼 설명하면 안 됩니다.

박소희는 금메달을 딴 대표팀의 일원이에요. 그리고 그의 경기력을 자세히 보여주는 장면은 이번 결승보다 지난 시즌 하나은행 경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경기를 보고 나면 ‘외모로 화제 된 선수’라는 한 줄이 얼마나 짧은 소개인지 알게 됩니다.

프로에 들어올 때부터 전체 2순위였습니다.

박소희 선수는 2003년생 가드입니다.

분당경영고를 거쳐 2021~2022 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2순위로 하나은행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높은 순위로 지명받은 선수가 곧바로 잘 풀리는 건 아니잖아요.

박소희의 프로 첫 시즌 평균 득점은 2.3점이었습니다. 그다음 시즌은 4.4점, 2023,2024시즌은 6.6점. 조금씩 올라가는 듯했지만 2024,2025시즌에는 다시 5.1점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시즌 3점슛 성공률은 16.9%였어요.

‘전체 2순위’라는 기대와 실제 코트에서 남긴 숫자 사이에 거리가 있던 시기도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이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2025~2026시즌에는 숫자가 확 바뀌었습니다.

박소희는 정규리그 30경기를 뛰었고, 평균 출전 시간은 29분23초였습니다.

평균 득점은 10.1점. 전 시즌 5.1점에서 거의 두 배가 됐죠. 평균 도움은 2.0개에서 3.5개로,

3점슛 성공률은 16.9%에서 29.8%로 올랐습니다.

이 변화가 왜 중요하냐면요.

슛이 좋아진 데서 끝난 게 아니에요. 동료의 득점도 만들어 주는 선수가 됐고, 더 오랜 시간 코트에서 팀 공격을 맡았습니다. 박소희의 지난 시즌을 설명할 때 ‘외곽슛이 터졌다’만 말하면 절반만 말하는 셈이에요.

진짜 인상적인 건 종료 16.6초 전이었습니다.

제가 박소희 선수의 지난 시즌 경기 중 하나를 꼽는다면 1월 14일 BNK전이에요.

하나은행이 63-64로 뒤진 상황이었습니다. 경기 종료까지 16.6초.

이런 때는 공을 잡는 선수도 부담스럽죠. 한 번 빗나가면 그대로 패할 가능성이 큰 슛이니까요.

박소희는 진안 선수의 스크린을 받고 움직였습니다. 앞을 막은 건 박혜진 선수. 수비가 좋은 선수 앞에서 박소희가 3점슛을 던졌고, 공은 들어갔습니다.

66-64 역전.

하나은행은 그 점수를 지켜 이겼어요. 박소희의 이날 기록은 22점, 3점슛 5개였습니다.

중국에서 사진으로 먼저 박소희를 알게 된 사람에게 이 경기 영상을 보여주면 반응이 꽤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 선수는 실제로 팀이 가장 급할 때 공을 잡고 던진 적이 있으니까요.

“왜 갑자기 슛이 좋아졌지?” 선수 본인의 설명도 있었습니다.

박소희 선수는 지난 시즌 슛에 관해 달라진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예전에는 찬스가 와도 다른 선수에게 공을 넘기고,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뒤늦게 슛을 던지는 경우가 있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후에는 수비가 떨어져 있고 기회가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 던지려 했다고 설명했죠.

농구에서는 슛 폼만큼 선택도 중요하잖아요. 같은 슈터라도 좋은 찬스에서 망설이다가 수비가 붙은 뒤 던지면 어려워집니다.

지난 시즌 박소희의 3점슛 성공률이 올랐다는 기록과, 선수 스스로 슛을 선택하는 방식을 바꿨다는 설명이 이어지는 대목이에요.

다만 29.8%가 리그를 압도하는 성공률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좋아졌지만 더 안정돼야 할 부분도 남아 있어요. 그래서 다음 시즌이 더 궁금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10개 도움까지…넣기만 하는 선수도 아니었습니다.

3점슛 장면만 보면 박소희가 공을 받자마자 던지는 선수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런데 1월 10일 삼성생명전에서는 도움 10개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도움 기록이었어요.

슛을 직접 넣을 수도 있고, 동료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 흐름이 가장 좋았던 3라운드에는 5경기 평균 14.4점·5.4도움·3.2리바운드를 기록했고, WKBL의 라운드 MIP로 선정됐습니다.

지난 시즌 전체로는 30경기에서 303점과 105도움을 남겼어요. 어쩌다 하루 슛이 잘 들어간 기록이 아니라, 여러 경기에서 득점과 패스를 함께 쌓은 결과입니다.

한 경기 33점…그런데 이 경기는 졌습니다.

잘한 경기만 고르면 박소희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2월 9일 KB스타즈전에서 박소희는 시작부터 무서웠어요. 1쿼터에 3점슛 3개를 넣으며 13점을 올렸습니다.

경기가 끝났을 때 기록은 33점, 3점슛 7개, 4리바운드였습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죠.

그런데 하나은행은 65-68로 졌습니다.

선수 혼자 33점을 넣었는데 팀은 세 점 차로 패한 거예요. ‘박소희가 폭발해서 이겼다’고 쓸 수 없는 경기입니다. 하지만 상대 팀 입장에서는 온종일 박소희를 막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좋은 선수의 기록에는 이런 밤도 남아요. 분명 대단히 잘했는데, 승리까지는 닿지 못한 밤입니다.

플레이오프에선 전반 무득점, 마지막 쿼터 7점이었습니다.

지난 4월 삼성생명과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는 정반대의 출발을 했습니다.

박소희는 전반에 한 점도 넣지 못했어요.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좋은 흐름이 큰 경기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4쿼터에 다시 득점했습니다. 3점슛과 점퍼 등을 통해 7점을 보탰죠. 박진영 선수도 같은 쿼터에 7점을 넣었습니다.

하나은행이 마지막 쿼터에 낸 점수를 두 선수가 나눠 책임졌고, 팀은 창단 첫 플레이오프 승리를 거뒀습니다.

33점을 넣고 패한 경기와, 전반 무득점 뒤 마지막에 살아나 이긴 경기.

두 장면을 함께 보면 박소희의 시즌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11명 대표팀’의 결과였어요.

그렇게 시즌을 보낸 뒤 박소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한국은 박지현 선수와 박지수 선수가 합류하지 못하면서 11명으로 대회를 치렀어요. 9월 25일 중국을 85-80으로 꺾었고, 다음 날 일본을 75-70으로 이겼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각자의 역할을 정확히 보는 거예요.

결승에서 많은 점수를 낸 선수는 이해란, 강이슬, 이소희 선수입니다. 박소희를 이 선수들 대신 결승의 주득점원처럼 소개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박소희가 전체 2순위 입단 이후 자신의 자리를 넓혀 가다 대표팀 11명에 들어왔고, 그 팀과 함께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도 분명합니다.

‘대표팀 11번’이 궁금해졌다면, 다음 경기는 곧 볼 수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대표팀 선수들은 다시 소속팀 유니폼을 입습니다.

10월 3일 박신자컵이 개막하고, 박소희가 속한 하나은행은 10월 4일 호주 NBL1 선발팀과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에요. 박소희도 대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에서 화제가 된 건 박소희의 사진이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확인한 경기 장면은 그것보다 훨씬 오래 남습니다.

16.6초를 남기고 넣은 역전 3점슛.

패배 속에서도 기록한 33점.

전반 무득점 뒤 플레이오프 4쿼터에 올린 7점.

그리고 평균 득점을 한 시즌 만에 5.1점에서 10.1점으로 끌어올린 과정.

처음에는 “한국 11번 누구야?” 하고 찾아봤어도, 다음에는 박소희가 공을 잡을 때 무슨 선택을 하는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박소희 #한국여자농구 #아시안게임 #박신자컵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