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동료 성폭행’, 수법이 너무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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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 공공기관 내에서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6일 JTBC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연구원들의 출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도했다.

지난해 7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원들은 경남 통영으로 출장을 갔다. 목적은 ‘해양생물의 다양성 조사’였다.

출장 복귀 하루 전날 연구원들은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피해 여성 A씨는 오후 7시 40분쯤 호텔 객실로 먼저 들어와 침대에서 잠을 잤다.

JTBC

그런데 2시간쯤 뒤 일어나보니 누군가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제가 눈을 떴을 땐 이미 나체로 누워 있었고 그 사람이 눈앞에 있었어요. 몸을 이리저리 뺐어요. 발로 밀면서 나가라고. 그 사람이 ‘알겠어. 알겠어’ 하면서…”라고 전했다.

가해자 B씨는 40대 연구공무직 남성이었다. 평소 A씨와 B씨는 아무런 교류가 없던 사이였다.

JTBC는 사건 당일 CCTV 10시간 분량을 전부 확보해 살펴본 결과를 전했다.

피해자가 고통스런 심경을 기록한 글 / JTBC

오후 8시 49분쯤 B씨가 A씨 객실 앞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B씨는 호텔 관리자에게 “우리 직원이 업무상 중요한 것을 가지고 숙소로 갔는데 연락이 안 되니 객실 문을 열어달라”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호텔 관리자는 예비 카드키로 문을 열어주고 밖에서 기다렸는데, B씨는 관리자 몰래 카드꽂이에 식당 명함을 꽂아두고 그 사이에 피해자 카드키를 손에 넣었다. 그리곤 다시 피해자 객실에 몰래 들어갔던 것이다.

방에 들어간 B씨는 술에 취해 자고 있던 A씨의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했다.

가해자 B씨 / JTBC

이후 B씨는 자신의 객실로 돌아갔고, A씨는 복도에 앉아 다른 동료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사건 넉 달 만이었던 지난해 11월 B씨를 파면했다.

사실 출장 전 해당 기관에선 성폭력 예방 교육이 이뤄졌다. 그런데도 사건은 벌어진 것이다.

재판에서 검찰은 징역 8년을 내려달라고 구형했지만 지난 1월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용기를 내 제보한 A씨 / JTBC

재판부는 “피해자가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계획적으로 간음했다. 피임 도구도 사용하지 않았는 바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위험마저 높았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B씨 측은 “한여름에 4일 동안 계속 바닷물에 잠수해 해양생물을 채취하다 술을 마시고 자제력을 잃었다”며 항소했다.

A씨는 JTBC에 “해바라기 센터에 갔었거든요. 거기 가면 냉장고가 있어요. 냉장고 앞에 이름과 연락처, 이 사람한테서 채취한 시료. 순번이 정해져서 쭉 써있더라고요. 고작 2, 3일 사이에도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생기는데 뉴스로 아니면 밖으로 피해자가 나서거나 드러나는 일이 없구나”라며 자신이 당한 일을 사회에 알리기로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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