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공·체육관도 없던 남수단의 올림픽 데뷔전 승리… 알고 보니 한국인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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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남자 농구대표팀, 푸에르토리코 상대로 승리 거둬

GettyimagesKorea

올림픽 본선 무대에 처음 출전한 남수단 남자 농구대표팀이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직후 선수단은 눈물을 쏟아냈다.

흥미로운 건, 남수단 대표팀은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도움을 받아 경쟁력을 키웠다는 사실이다.

지난 28일(한국 시간) 남수단은 프랑스 릴의 피에르 모루아 아레나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대회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겼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3위인 남수단은 16위 푸에르토리코를 90-79로 꺾었다.

남수단 농구 대표팀은 첫 경기부터 잘못된 국가와 함께 시작하는 해프팅을 겪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남수단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수십 년간의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했지만, 연이은 내전으로 자국 내에 실내체육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남수단 농구 기틀 세운 임흥세 감독·현지 교민회장 출신 김기춘씨

열악한 환경은 헝그리 정신으로 극복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남수단 포워드 웬옌 가브리엘은 “대표팀 대부분이 난민”이라며 “훈련 기간은 1년 중 몇 주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이자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사실 남수단 농구의 기틀을 세운 건 한국인이다. 2016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남수단에서 축구를 가르치던 임흥세 감독과 현지 교민회장 출신 김기춘씨는 남수단 올림픽위원회를 창립, 농구 포함한 9개 종목 협회를 만들었다.

농구공, 유니폼 등 기본적인 훈련 장비조차 없었지만, 한국 스포츠계가 도움을 줬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남수단에 자금과 스포츠용품을, 한국농구연맹이 각 구단에 부탁해 수집한 프로 선수들의 유니폼을 전달했다.

임흥세 SSOC 부위원장은 “농구대표팀의 승전보에 남수단 전역이 축제 분위기가 됐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따뜻한 후원에 대해 남수단 체육계 관계자 모두가 감사하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남수단 농구대표팀은 다음 달 1일 오전 4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C조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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