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심근경색)가 발생했을 때 심장근육 손상은 남성에게서 더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심장마비로 인한 심근 손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심장마비와 심장근육 손상
심장마비는 심장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심장에서 뿜어진 혈액은 대동맥을 통해 출발하는데, 이때 혈액 일부가 관상동맥을 통해 다시 심장에 공급된다. 만약 관상동맥이 혈전 등에 의해 막히게 되면 심장근육이 필요로 하는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심장근육이 손상되면서 심장 기능이 마비된다.
심장근육이 손상되면 신체는 이를 감지하고 강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손상된 조직을 치유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때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가 손상된 부위로 이동하며, 손상된 조직의 치유를 돕게 된다.
하지만 이 호중구로 인해 손상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호중구는 기본적으로 활성산소종(ROS)과 프로테아제를 방출해 세포를 공격하고 염증 물질을 분비한다. 즉, 호중구가 지나치게 활성화될 경우 심장근육은 염증이 심화되며 오히려 추가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지 않고 반복될 경우, 심장에 만성 염증 상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이 저하되고 심장 조직이 굳어질 수 있으며,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한 부작용
문제의 핵심은 ‘호중구의 과활성화’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심장마비를 유발하고 그 경과를 관찰했다. 며칠 동안 지켜본 결과, 혈액 내 호중구 수치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같은 심장마비 증상에서도 수컷 쥐가 암컷 쥐보다 호중구 수치가 더 높았다.
연구팀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추적했다. 조사 결과 수컷에게 높은 수준으로 존재하는 테스토스테론이 골수에서의 호중구 방출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호중구가 분비되고, 이로 인해 염증 반응이 강해지며 심장근육 손상이 더 크게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이지만 여성에게도 존재한다. 또한, 같은 남성이라도 그 수치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더 높기 때문에 남성의 심장근육 손상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는 성별보다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염증 완화에 있어 호르몬 중요성
예테보리 대학 연구팀은 항염제인 ‘토실리주맙’을 심장마비 직후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했다. 항염제가 호중구 수치를 낮추고 심장 손상을 줄인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효과가 나타나는 것까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이 호중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심장마비 증상을 치료하는 데 있어 성별 차이를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진다. 이 발견이 향후 심장마비 및 이후 증상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심장마비 치료를 위한 항염증제 개발 연구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본 메커니즘은 테스토스테론이 호중구 방출을 촉진하는 것, 그로 인해 염증 반응이 심해지는 것이다. 이는 심장근육 손상 뿐만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염증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는 근거다. 따라서 전반적인 염증 완화에 있어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에 초점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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