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후 거액의 투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순유입규모는 기대에 못 미치고 증가세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첫날이었던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11개 ETF의 순유입액은 6억 258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이후 순유입액은 소폭 증가해 지난 15일에서 17일 사이 8억7100만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24일 기준 ETF로 총 순유입액은 8억24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로 자금 유입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9거래일차인 24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총 순유입액은 약 8억2400만달러”라며 “GBTC(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자본 유출은 완화되고 있지만 타사 9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본 유입량도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그레이스케일을 제외한 다른 운용사의 ETF에도 신규자금 유입은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XBTO의 수석 트레이더는 “대부분 유입 자금은 신규 자금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그레이스케일에서 다른 ETF로 이동한 것일 뿐”이라며 “시장이 원했던 것만큼 빨리 비트코인 강세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 승인 이후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세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대체적으로 오는 4월 비트코인 공급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하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ETF와 반감기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도 나왔다.
도이체방크 리서치가 최근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럽, 영국 투자자 3분의 1은 올해 말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마리온 라부 도이체방크 연구원은 “설문조사 결과는 소비자의 3분의 2가 디지털 자산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