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진숙 청문회…“극우” vs “적임자” 여야 공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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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일 이례적으로 이틀간

野 극우인식 및 비리의혹 따져물어

이 후보자 자진사퇴 압박 전망

與 야권 공세 맞서 방어 총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가 오늘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이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정치적 편향성을 두고 여야간 진흙탕 싸움이 예고된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경우 방문진 이사진 선임을 의결해 MBC 사장을 교체할 수 있는 만큼 야당은 이 후보자를 향해 공세를 퍼부으며 자진사퇴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이번 청문회는 오는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통상 장관급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하루만 실시하지만 검증해야 할 내용이 많다며 야당 주도로 ‘이틀 청문회’가 채택됐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따져 물을 전망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과거 MBC 사장에 지원할 당시 경영계획서에 구성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요구하고 노조 근무자를 줄이고 지원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내용을 담았다. 과거 자유민주당이 주최한 강연 자리에서는 국내 영화 및 배우들을 좌·우파로 규정하는 발언을 했다. 야당은 이같은 노조 탄압 의혹과 문화예술인 편 가르기 의혹을 거론하며 이 후보자가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추구해야 하는 방통위원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보수단체 토론회에서 MBC 사장은 중립적인 인물이면 안 된다고 말한 분이 방송의 독립성·중립성을 지킬 수 있겠냐”며 “국민들이 사랑하는 문화예술인과 영화를 좌파, 우파로 갈라치기 하며 갈등을 유발하는 시대착오적이고 폭력적이며 파괴적인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헌법을 준수해야 할 국무위원급 방통위원장이 좌파 영화라고 낙인찍는 것을 봤느냐”며 “그런 사람이 버젓이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방통위원장으로 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도덕성 검증에도 나설 전망이다. 자녀 강남 8학군 위장전입 의혹, 해외 특파원 시절 난폭운전 유죄,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 부정 사용 등 최근 이 후보자의 비리 의혹들이 연달아 제기되면서다.

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성도 재차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대통령 추천 2인만으로 구성된 방통위의 의결 행위는 정당하지 않아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여권은 방통위 설치법상 재적 위원 과반으로 이뤄진 의결은 위법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현행 방통위 설치법은 재적 위원 과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야권이 방통위 2인 체제에 강력 반대하는 이유는 여당쪽 방통위원들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을 여권 위주로 임명하면 MBC 사장도 친여 인사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권은 이를 두고 공영방송 장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 후보자 선임 시 탄핵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세 번째 방통위원장 탄핵 추진이다. 다만 탄핵 발의 후 본회의 통과까지 진행되는 사이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진을 꾸리는 것이 가능하므로 이 후보자 탄핵 시도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업무 전문성을 앞세워 방통위원장의 적임자라고 엄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MBC 기자로 이라크전 등을 취재했고 워싱턴지사장, 보도본부장 등을 지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전체회의에서 “자연인일 때 했던 말들을 가지고 인사청문회를 이틀해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관련 의혹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도 넘은 검증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고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을 탄핵으로 겁박해 끌어내리더니 이제는 인사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이진숙 낙마’로 답을 정한 듯하다”며 “답을 미리 정해놓았다면 청문회는 왜 하자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실 문제를 지적하며 청문회 일정을 늘릴 수도 있다고 엄포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에 앞서 방통위원장 자리에 잠시 머물렀던 이동관, 김홍일 씨 역시 청문회 때 자료 제출 거부로 논란을 빚었다”며 “그때는 국회 상임위원장이 국민의힘이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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